유럽, '혈전 논란' AZ 접종 재개하나…EMA, 오늘 검토 결과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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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국가들이 잇달아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한 가운데 유럽의약품청(EMA)의 안전성 검토 결과가 18일(현지시간) 나온다. EMA는 이날 안전성 위원회 회의를 열어 문제가 된 혈전 생성 사례들이 백신 접종과 관련이 있는지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EMA는 18일 안전성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EMA는 18일 안전성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은 EMA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MA는 그간 "백신을 접종해 얻는 이익이 부작용 위험보다 크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16일에도 에머 쿡 EMA 국장은 "현재로선 백신이 혈전을 유발했다는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계속 접종' 결론 날 것" 관측 #'문제 있다' 결론 나면 국내외 파장 상당 #"논란 생길 때마다 국민에 상세히 설명을"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과 인과성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영국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종 뒤 혈전 발생률이 화이자 백신 접종 뒤의 발생률과 비슷한 수준인 데다, 자연 발생률보다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아주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 한 기존 입장대로 인과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으니 접종을 계속하라고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 경우 접종을 중단했던 상당수 유럽 국가들도 접종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16일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EMA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재개를 결정할 경우 접종을 빠르게 다시 시작하기로 동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에머 쿡 EMA 국장이 16일 아스트라제네카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머 쿡 EMA 국장이 16일 아스트라제네카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금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 나라는 프랑스·이탈리아·독일·스페인 등 20여 개국에 이른다. 이들 국가는 백신 접종 후 혈전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잇따르자 예방 차원에서 백신 전체 혹은 일부 제조단위에 대해 접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지금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뒤 혈전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두 건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을 중단할 근거가 없다면서 당초 계획대로 접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만의 하나 EMA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문제가 있다는 쪽으로 결론을 낼 경우 유럽은 물론, 국내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주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주로 접종해서 다른 대안이 없는 나라들에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국내 인과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EMA 결론을 꼭 따를 의무는 없겠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돼 접종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AP=연합뉴스]

벨기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AP=연합뉴스]

다만 EMA가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리더라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단숨에 사라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재훈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실제 접종 관련 데이터를 보면 효과와 안전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임상에서부터 최근까지 여러 논란을 거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지다 보니 앞으로도 다른 논란이 계속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우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물론이고, 워낙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다른 제조사 백신에서도 이런저런 논란들이 계속 있을 수 있다"면서 "따라서 정부는 작은 의구심이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민에게 자세하게 설명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계속하라는 권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17일에도 성명을 내고 "광범위한 백신 접종 시 각국에서 잠재적인 부작용 신호가 나오는 것은 일상적"이라며 "이것이 반드시 백신 접종 자체와 연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백신안전자문위원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최근 안전 데이터를 신중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검토가 완료되면 즉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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