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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수 1년 내내 감소…2월에도 노인 일자리만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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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통계청이 12개월째 취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인다는 내용의 ‘2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구인정보 안내문을 찍고 있다. [뉴시스]

통계청이 12개월째 취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인다는 내용의 ‘2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구인정보 안내문을 찍고 있다. [뉴시스]

취업자 수가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16개월 연속 감소) 이후 최장 기록이다.

20~50대 취업자는 줄었지만 #60대 이상만 21만명 넘게 증가 #고용률 59%, 8년 만에 최저치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 수가 263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만3000명 감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달 고용률은 58.6%였다. 1년 전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2월 기준으로는 2013년 2월(57.5%)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을 비교하는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지난달 64.8%였다. 1년 전보다 1.5%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실업률은 4.9%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올랐다.

8년만에 최저치 기록한 고용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8년만에 최저치 기록한 고용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부는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받아든 지난 1월보다는 고용 사정이 나아졌다고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월 고용시장 개선은 방역 여건이 나아지며 대면 서비스업 고용이 빠르게 회복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를 유지하는 등 방역 리스크가 여전하다. 긴장감을 유지하며 일자리 상황이 더 빠르게 개선되도록 정책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고용 지표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아놓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0~50대 취업자가 모두 감소할 때 60대 이상 취업자는 21만2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 취업자는 50만2000명 줄었다. 반면 정부 일자리 사업의 영향을 받는 공공행정·보건복지 업종 취업자는 오히려 늘었다.

취업자 12개월 연속 감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취업자 12개월 연속 감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만드는 노인 일자리는 코로나19와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결국 사라질 일자리”라며 “지난해 이미 재정을 투입해 노인 일자리를 늘려놨기 때문에 올해 더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도 지속 가능한 20~30대 일자리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14~20일의 일주일간 고용동향 파악을 위한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진행했다. 방역 당국이 지난달 15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것과 비슷한 시점이다. 통계청이 다음달 발표할 3월 고용지표는 지난달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비교 대상이 되는 지난해 3월이 부진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최근 수출 회복 흐름이 이번 달 고용 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의 불확실성으로 예단하긴 어렵지만 (이번 달 고용지표에) 지난해 3월의 기저효과가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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