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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韓日, 자국 이익 희생 않을 것" …美 '삼각 공조'에 견제구

중앙일보

입력

2012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중 주지사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모습. [중국신문망 캡처]

2012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중 주지사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모습. [중국신문망 캡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해 '동맹 외교'를 벌이는 모습에 중국 당국은 경계감을 나타냈다.

한·일과 '2+2 회담'앞두고 불편한 속내 드러내 #中 외교부 "제3국 겨냥하거나 손해줘선 안 돼" #"한-중 경제협력 규모, 한-미 완전히 압도" #서해 포함한 3개 해역서 동시 훈련 '무력시위'

미국과 일본이 국방·외교 '2+2 장관회담'을 연 16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일 교류 협력은 지역 내 국가 사이의 상호 이해와 신뢰 증진, 국가 간 단결 협력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이로워야 한다"며 "제3국을 겨냥하거나 제3자의 이익에 손해를 끼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16일 공동사설을 통해 "미국이 미·일, 한·미 외교·국방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할수록 두 회담은 미·중 고위급회담을 위한 준비 회담처럼 보인다"고 논평했다. 오는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두 동맹국(한국·일본)이 중국 견제에 동참하게 만들려는 시도란 얘기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미국 생각대로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신문은 "중국과 일본은 분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데 공통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중·일 관계와 미·일 관계를 제로섬 모델로 내세우는 일본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도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전략적 선봉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경제 협력 규모는 한국과 미국 사이의 경제 협력 규모를 완전히 압도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을 위해 자국 이익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장관의 방문이 미·중 고위급회담 모멘텀 구축에만 목적을 둔다면 일본과 한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태도는 착취에 가까울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도 이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미일 동맹 결속과 '삼각 공조' 복원에 나선 미국에 맞서 '전열 흩뜨리기'에 나선 것이다.

한편 중국군은 미국과 한·일 외교·국방 장관 회의를 앞두고 서해·동중국해·남중국해 등 3개 해역에서 동시에 훈련을 벌였다. 16일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서해에서는 함정 편대 조직 실전 훈련을 위해 호위함인 우하이(烏海)함, 다퉁(大同)함, 잉커우(營口)함이 투입됐으며, 동중국해에서는 함정과 잠수함, 군용기 간의 자유 전투를 비롯한 10여종의 훈련을 했다. 남중국해에서는 해상 긴급 견인 및 수색·구조 훈련이 진행됐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대만해협에서도 중국의 무인 정찰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처음 진입했다. 16일 대만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전날 4시 28분께 중국군 신형 무인 정찰기인 WZ(無偵·우전)-7이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고, 대만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이에 대응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서울=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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