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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LH 개발터서 1억 차익" 구청장 수사 의뢰한 수성구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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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 [중앙포토, 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 [중앙포토, 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구 수성구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한 공공주택지구 내 토지 거래 의혹이 제기된 현직 구청장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 부인은 개발지구 내 토지를 구매한 뒤 사업지구 지정 후 이를 되파는 과정에서 억대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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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청 관계자는 16일 "김 구청장이 '집에서 토지를 거래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지난 11일 스스로 알려왔다"며 "구청 감사실에서 현직 구청장에 대한 이른바 '셀프감사'를 할 수 없어서 지난 15일 대구경찰청에 위법 여부 등을 확인해달라는 취지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16일 밝혔다.

김대권 수성구청장 "투기목적 아니다"

대구경찰청이 수사를 맡은 토지 거래 의혹은 이렇다. 김 구청장의 부인 A씨는 2016년 텃밭을 하겠다면서 대구 수성구 연호지구 일대 밭(420여㎡)을 2억8500여만원에 구매했다. 당시 김 구청장이 수성구청 부구청장으로 근무할 때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18년 김 구청장의 부인이 구매한 밭을 포함해 연호지구 일대가 LH 개발 연호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후 땅값이 뛰었다. 이후 A씨는 토지 보상을 진행하던 LH 측에 지난해 연말 3억9000여만원을 받고 땅을 되팔았다. 2년여 사이에 1억원 정도의 시세 차익을 얻은 셈이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 등은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 부인이 LH에서 개발 중인 대구 연호 공공주택지구 내 농지를 구매해 약 1억 원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찰은 구청장 부인의 투기성 거래 여부를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구청장, "땅 살때 개발 여부 몰랐다"

대구 수성구 연호동 연호공공택지지구(연호지구) 곳곳에 LH 해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대구 수성구 연호동 연호공공택지지구(연호지구) 곳곳에 LH 해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김 구청장은 "연호지구로 개발될지 구매할 당시엔 알지 못했고, 텃밭을 가꾸기 위한 목적으로 땅을 구매했을 뿐 투기 목적이 아니다"며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 주말 40여명으로 이뤄진 별도의 조사팀을 꾸려서 지역 공직자와 공사 직원, 직계 배우자 및 존·비속에 대한 불법 투기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지는 사실상 대구지역 모든 대규모 개발사업지구다. LH가 진행하는 대구 수성구 연호지구와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등 5개 지구 9159필지, 대구도시공사가 주관하는 수성의료지구, 안심뉴타운 등 7개 지구 4761필지다.

조사 범위는 사업지구 지정 5년 전부터 토지 보상 시점까지의 모든 토지거래 내용이다. 경북도 역시 산하 공기업 임직원과 개발 사업 관련 공무원의 투기 여부를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건설, 경주 동천지구 도시개발, 경산 화장품 특화지구 등 8곳이다.

연호지구는 2018년 5월 공공주택지구 사업지(89만여㎡)로 공식화됐다. LH는 이곳 땅을 사들여 2024년 말까지 아파트를 짓고, 단독주택단지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지주 1000여명을 상대로 토지와 일부 건물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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