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신간] '로베르 인명사전'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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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인명사전(아멜리 노통 지음, 김남주 옮김, 문학세계사, 7천원)=별다른 이유 없이 동갑내기 남편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플렉트뤼드는 이모 부부를 친부모로 알고 자란다. 발레리나로 성공하는 것에 모든 것을 걸지만 체중을 줄이기 위해 유제품 섭취를 끊은 결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뼈가 허약해져 발레를 할 수 없게 된다. 후반부 발레의 요체를 도약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압권이다.

◆악마와 미스 프랭(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문학동네, 8천원)=코엘료는 대표작 '연금술사'가 1백20여개국에서 2천7백만권이나 팔렸다. '악마와 미스 프랭'은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잇는 '그리고 일곱번째 날…' 3부작의 완결편이다. 전작들은 각각 죽음과 사랑을 다뤘고 신간은 부와 권력 문제를 다뤘다. 외딴 산골마을을 찾은 중년의 이방인은 도둑질과 살인사건이 마을에서 발생할 경우 금괴 열한개를 주겠다고 프랭을 유혹한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선주 옮김, 황금가지, 9천원)=19세기 대표적인 유미주의자였던 오스카 와일드가 남긴 유일한 장편소설. 술과 마약, 여인에 빠져 주변의 수많은 청년을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도리언 그레이는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사랑했던 소녀를 부정하고 화가 친구를 살해하기까지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서량 지음, 문학사상사, 7천원)=미국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는 시인의 2001년 '맨하탄 유랑극단'에 이은 두번째 시집. 정신분석학 지식과 색소폰.클라리넷 등 악기에 대한 조예로 무장한 시인에게는 전기충격 요법, 브롱스 파크웨이에 떨어진 운동화, 모국 한국의 청와대 앞길 등이 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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