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中 야심찬 과학기술 키워드 5가지

현대화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 올해 양회(兩會)의 주안점은 혁신을 통한 과학기술 자립자강(自立自強)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예년보다 '기술'이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했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기술을 언급한 횟수는 23차례. 지난해보다 14차례 더 언급한 것이다.

리 총리는 "10년간 단 하나의 칼을 가는 심정으로 신사업 전략적 육성에 매진할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EPA 연합뉴스

중국의 이번 과학기술 육성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기술 권위주의를 겨냥한 '기술 민주주의'에 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군사력, 관세 부과 등이 아닌 '첨단 기술'을 무기로 중국에 대응할 것이며, 특히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와 같은 동맹국과의 기술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

미국은 이를 통해 화웨이 같은 중국 기술 기업들의 차세대 기술 산업 진입을 막고 중국의 부상을 억누를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실제 중국의 기술력은 상당 부분에서 이미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위협한다. 세계 최다 우주 로켓 발사국이며 최근엔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화웨이나 알리바바 등 내로라하는 기술 기업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대놓고 견제하는 이유다.

중국 첫 화성탐사선 '톈원 1호' ⓒ바이두

중국은 멈추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를 유지하며 기술자립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번 양회에선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장기비전목표요강(초안)부터 정부 업무보고까지 중국 정부가 올해 양회에서 꼽은 과학기술 혁신 키워드를 다섯 가지로 나눠봤다.

① 기초연구

저우위(周玉) 중국공정원 원사는 "현재 중국이 직면해 있는 일련의 '차보즈'(卡脖子,핵심기술) 문제의 원인이 기초연구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데 있다"며 기초 연구 강화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에 '기초연구 실시 10년 행동방안', '기초학문연구센터 중점배치' 등의 계획 요강 초안을 발표하며 기초연구를 강화하겠다 밝혔으며 기초연구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출은 10.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② 전략적 과학기술 육성

5G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인 베이더우(北斗·북두칠성)의 융합에 대해 발표했다.

5G와 위성이 융합되면 하늘에서부터 땅까지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높은 정확도·신뢰성·안정성을 갖춘 차세대 정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미래 계획을 발표했다.

고도 6,500m의 에베레스트 캠프에서 차이나모바일 직원들이 5G 기지국을 작업 중이다. ⓒ신화통신

③ 인재

양회에선 인재를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꼽았다. 하지만 많은 업무량과 성과제 등과 같은 평가 제도로 인해 과학계 종사자의 업무 압박이 크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이에 위안야샹(袁亞湘) 중국과학원 원사는 불합리한 평가 제도를 금하고 기존 평가제를 개선해 마음 편히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항공 산업 공단 뤄양전자광학 연구소에서 항공 산업 공단 광전자 전문가들이 실험 중이다. ⓒ신화통신

④ 상금 제도 확대

정웨밍(鄭月明) 롄훙신소재과학기술(聯泓新科)유한공사 사장은 "상금 등 제도 시행을 통해 기업과 더 많은 과학기술 인재의 국가 중대 프로젝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혁신을 위한 국제 및 지역 센터를 개발하기로 했다. 국가 혁신 시범 구역과 같은 기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갖춘 지역들을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⑤ 기업 간 협력

한 기업에만 의존에선 과학기술 혁신을 이룰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오지(趙繼) 중국둥베이(東北)진흥연구원 원장은 선두 기업을 필두로 관련 기업, 과학 연구 기관 및 투자 기관이 함께 핵심 기술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다칭 유전탐사개발연구원에서 과학 연구원들이 방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신화통신

이에 정부 차원에서도 기업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 업무보고에 따르면 올해도 기업 연구개발비 세액을 75% 추가 공제한다. 또 제조기업의 추가공제 비율을 100%까지 높일 예정이다.

한 전문가는 "세제 혜택으로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유도한다는 것은 기업 혁신에 대한 정부의 기대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양회에서 사회 및 경제 개발 계획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TASS 연합뉴스

한편 올해 양회 업무보고에서 중국은 과학기술 집중 육성에 관한 ‘8대 산업’과 ‘7개 영역’을 선정했다.

8대 산업은 *희토류 포함 신소재 *고속철,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중대 기술 장비 *스마트 제조 및 로봇 기술 *항공 엔진 *베이더우(北斗) 위성위치확인시스템 응용 *신에너지 차량 및 스마트카 *첨단 의료장비 및 신약 *농업 기계 등이다.

7개 과학기술 영역은 *인공지능(AI) *양자정보 *집적회로 *뇌과학 *유전자 및 바이오 기술 *임상의학 및 헬스케어 *우주 심해 극지 탐사 등이다.

차이나랩=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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