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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V토크] 한수지 특급칭찬에 활짝 웃은 문명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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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문명화. [사진 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 문명화. [사진 한국배구연맹]

"오늘 내게 수훈선수는 너야."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이 끝난 뒤, 관중석에 앉아있던 GS칼텍스 한수지는 문명화(26)를 불러 칭찬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올 시즌 1경기 최다 득점(9점) 및 블로킹(6개)을 기록한 후배에 대한 특급 칭찬이었다.

GS칼텍스는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7, 25-17, 25-8) 승리를 거뒀다. 6연승을 이어간 GS칼텍스(20승9패, 승점58)은 흥국생명(19승10패, 승점56)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두 팀 다 KGC인삼공사와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흥국생명이 13일 경기에서 지거나, GS칼텍스가 16일 경기에서 두 세트 이상을 따내면 GS칼텍스가 12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다.

이날 경기 팀내 최다득점자는 메레타 러츠(18점)였다. 하지만 숨은 공신은 미들블로커 문명화였다. 문명화는 이날 1세트에서 1개, 2세트에서 2개, 3세트에서 3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특히 2세트 시작과 함께 러츠의 블로킹을 어시스트한 이후 2개 연속 블로킹을 잡아 3-0 리드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GS 쪽으로 가져오는 순간이었다. GS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오늘 문명화의 활약이 좋았다"는 호평이 나왔다.

문명화는 "경기 뒤 수지 언니가 칭찬해줬다. 오늘은 (GS칼텍스 선수들)서브가 너무 잘 들어가서 나의 장점인 2단 블로킹이 잘 됐다"고 했다. 문명화는 "언니도 힘들텐데 저희를 항상 격려해주고 다독인다. 재활을 잘 해서 다음 시즌에 같이 잘 하고 싶다"고 했다.

2014~15시즌 KGC인삼공사에서 데뷔한 문명화는 큰 기대를 받았다. 배구를 늦게 시작했지만 큰 키(189cm)에 비해 운동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2017~18시즌엔 GS칼텍스로 이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잔부상을 여러 번 입어 풀시즌을 거의 치르지 못했다. 올해도 피로골절 후유증으로 2라운드까진 뛰지 못했다.

하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문명화는 제 몫을 했다. 한수지, 권민지, 김유리가 차례로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5라운드 이후엔 세트당 0.6개가 넘는 블로킹을 잡아내고 있다. 문명화는 "재활하다가 복귀했을 때 몸이 많이 안 올라와서 속상하기도 했다. 점점 경기 감각을 찾아가면서 잘 되는 거 같다"고 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우리 팀은 벤치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 문명화, 문지윤이 공백을 잘 메웠다. 못 버티면 혼나니까 살아남으려고 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문명화는 "받쳐줄 선수가 있는 것과 없는 차이가 큰데 부담 없이 코트에서 언니들이나 후배들이 (블로킹하지 못하고)빠지는 거 수비해줄 테니까 자신있게 하라고 해서 편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백업이 강한 팀이 좋은 팀이라고. 게임을 뛰든 안 뛰든 준비를 잘 해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GS칼텍스 한수지. [사진 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 한수지. [사진 한국배구연맹]

늘 선배들과 함께 경기에 나섰던 문명화지만, 현재는 초보 센터인 후배 문지윤과 함께 경기에 나선다. 문명화는 "지윤이가 '블로킹 위치를 어디로 잡아야 하나' 같은 걸 많이 물어본다. 지윤이한테 자신있게 때리라고 한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1위를 눈 앞에 둔 문명화는 "(내일 확정되면)마음이 편하니까 열심히 (KGC인삼공사를)응원해야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1위가 너무 하고 싶은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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