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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때리는 박영선 캠프…그 선봉엔 '吳의 천적' 고민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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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연일 저격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대변인을 맡은 고 의원이 ‘오세훈 저격’의 선봉에 선 모양새다.

오 후보 본격 저격에 나선 건 대변인 임명 나흘 뒤인 지난 8일부터다.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ㆍ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한 오 후보의 언론 인터뷰를 겨냥, “MB(이명박)와 한나라당의 그림자가 어른 거린다. 개발광풍으로 서울을 몰아넣겠다는 발상에 변함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10일에도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연합회가 오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서울을 부동산 투기 광풍으로 몰아 넣는 기차가 출발한 느낌”이라고 논평을 냈다.

지난 9일에는 천준호 민주당 의원(박영선 후보 비서실장)이 제기한 ‘내곡동 땅 셀프 특혜 의혹’을 두고 오 후보를 공격했다. 고 의원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가족 땅 처분에 개입해 3배 가까운 시세 차익을 얻었으니 이는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라며 “가족에게는 일등 사위일지 몰라도 시민에게는 자격미달 시장 후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가 “10년 전 한명숙 후보가 문제제기했다 망신당한 소재”라며 반격에 나서자, 고 의원은 재차 “10년 전 해명으로 물타기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토지 보상으로 차익을 얻는 과정에 서울시 관여가 있었다는 셀프 특혜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각을 세우기 시작한 건 1월 오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가 가시권에 들면서다. 고 의원은 오 후보가 조건부 출마선언을 한 직후 한 방송에 출연해 “전략과 계산이 너무 쉽게 보인다. 여전히 계산하고 셈법에 능한 모습을 보면 실망스럽다”고 직격했다. 오 후보가 “양꼬치 거리에 조선족 귀화한 분들 몇 만 명이 산다. 이 분들이 90% 이상 친민주당 성향”이란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을 때 역시, 고 의원은 양꼬치 거리를 방문해 페이스북에 인증샷을 올리며 “우리 이웃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막판 유세하는 광진을 고민정-오세훈 . 연합뉴스

막판 유세하는 광진을 고민정-오세훈 . 연합뉴스

외려 지난해 총선(서울 광진을)에서 오 후보와 맞붙었을 때는 공세를 펴지 않았다. “당시 오히려 오 후보에게 공격 받는 입장이었다. 처음 정치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는 것에만 집중했다”는 게 고 의원의 설명이다. 고 의원이 ‘충청도 출신 아버지와 전라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문자 메시지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자, 오 후보는 당시 “고향을 팔고 지역감정을 건드려서 표를 얻겠다는 마음가짐을 보니 기막히고 참담하다”며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고 의원의 오 후보 집중 저격을 두고 의도된 역할 분담인지, 돌발행동인지 해석도 분분하다. 박영선 후보는 경선 때부터 줄곧 야권 후보를 향한 직접 네거티브를 자제하고 있어서다. 박영선 캠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의도했다기 보다 원래 후보와 대변인의 역할이 그렇게 나뉘는 것”이라며 “대변인 업무 특성상 상대 후보와 공방을 주고받는 일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영선 후보도 10일 야권 후보들을 향한 발언 수위를 끌어 올렸다. 박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세훈 후보는 아이들의 밥그릇에 차별을 두자고 주장하다가 불명예 퇴진한 후보다. 또 한 분(안철수)은 새정치 하겠다고 지난 10년 동안 계속해서 갈지자 행보를 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중기중앙회에서 ‘야권 후보들을 향한 메시지가 많아지는 것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선거 때는 뭐 좀 그럴 수도 있고 그렇겠죠?”라며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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