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용 비닐랩에서 환경호르몬 검출

중앙일보

입력

시중 음식점이나 할인매장 등에서 쓰이는 업소용 식품포장 랩 대부분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중국집 등에서 탕수육, 자장면 등을 시켜먹을 경우 뜨거운 음식이 직접 랩에 닿은 상태로 배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경호르몬 용출 위험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www.cacpk.org)은 14일 음식점, 대형할인매장, 유통업체 식품매장 등에서 쓰이는 업소용 식품포장 랩 6종을 수거해 국가공인시험.검사.제품 인증기관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1개 제품을 제외하고 모두 환경호르몬 디-2-에틸헥실아디페이트(DEH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DEHA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가소제의 일종으로 우리나라 환경부가 내분비장애물질(환경호르몬을 일컫는 정부 공식 명칭)으로 분류했으며 세계야생생물보호기금(WWF), 일본 후생성 등도 환경호르몬물질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는 물질이다.

DEHA가 검출된 업소용 랩은 ㈜삼영화학공업의 `썬랩', ㈜테이팩스의 `유니랩', ㈜신흥화학 제조, CJ 푸드 시스템 유통판매의 `이츠웰랩', ㈜희성화학 제조, 롯데알미늄㈜ 공급판매의 `롯데랩', ㈜파워랩의 `파워랩'이다.

검출되지 않은 제품은 ㈜LG생활건강의 `LG 럭키랩'이 유일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정용 랩 제품은 인체 유해 우려가 있는 환경호르몬이 섞인 가소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업소용 랩에 대해서는 아직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시모 문은숙 실장은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랩이 업소용으로 여전히 쓰이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특히 가정용 랩의 경우 대부분 냉장고에 넣거나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울 때 사용하는 반면 업소용 랩은 음식 배달시 뜨거운 음식에 직접 접촉하는 경우가 많아 환경호르몬이 용출될 가능성이 큰데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소제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가소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데 왜 아직 업체들이 이를 바꾸지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해당 업체들은 가소제 사용 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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