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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盧 죽음 복수하나···'검수완박' 더 큰 괴물 만들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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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후보가 지난달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후보 합동토론'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후보가 지난달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후보 합동토론'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대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혹여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정치검찰 때문이라는 생각에 검찰에 대한 복수를 하고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저는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걸 반대했다”며 “공수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면 모든 고위공직자를 사실상 대통령이 지배하게 돼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또 “저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도 반대한다,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면 검찰이 개혁되는 게 아니라 검찰은 무력화되고, 수사권을 장악한 경찰 권력 비대화라는 풍선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가 될 뿐”이라며 “소수 엘리트 검찰의 정치화와 전횡도 문제였지만, 전국적 풀뿌리조직을 가진 비대한 경찰 조직이 수사권 독점을 통해 비대화되고 권력층과 결탁해 전횡하게 되면 더 큰 비극이 잉태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검찰 개혁을 하려는 이유가 뭔가”라고 물으며 “과거 정권 시절 집권세력과 결탁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이 정치에 개입해왔다는 점과 수사지휘권을 독점한 검찰이 정치적·경제적 권력에 따라 수사 강도와 기소 여부를 달리해 왔다, 결국 힘없는 자들만 설움을 받아왔다는 생각 때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개별 사건의 잘잘못과 그에 대한 감정으로 제도 자체를 함부로 파괴하는 행태는 권력의 전근대적 횡포”라며 “검수완박을 한다면 이는 괴물을 잡는다고 또 다른 괴물, 더 큰 괴물을 만들어내는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국정농단이자 헌법농단”이라고 강조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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