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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약선] 콜레스테롤 잡는 식해

중앙일보

입력

식해와 식혜의 차이를 아시나요?

둘 다 엿기름으로 발효시켜 만든 음식이다. 그러나 생선과 소금이 식해엔 들어가고 식혜엔 없다. 또 식해는 반찬으로 먹는 데 반해 식혜는 감미(甘味) 음료다.

식해는 원래 태국.라오스 음식이다. 국내에선 고려 시대 이후 주로 동해안의 주민들이 즐겨왔다. 반면 서해안에선 식해 대신 젓갈을 먹었다.

동해안은 소금 생산량이 적은 대신 생선을 사철 잡을 수 있는 데 비해 서해안은 소금이 풍부한 대신 겨울엔 생선이 귀한 것이 그 배경이다.

식해를 만드는 방법은 전국적으로 14가지나 있으나 공통으로 들어가는 재료는 쌀밥(또는 조밥).엿기름.소금이다. 여기에 무채.마늘.생강.고춧가루 등 향신료, 가자미.명태.북어.오징어 등 생선 두서너가지가 첨가된다. 가자미를 쓰면 가자미 식해(사진), 명태를 쓰면 명태 식해라고 한다.

현재 식해는 대개 생선육 50%, 곡물.향신료.소금 50%의 비율로 만든다.

이 음식의 으뜸 매력은 맛이다. 생선이 삭는 도중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이것이 감칠 맛을 준다. 삭힌 지 1주일쯤 지나면 생선 비린내는 거의 사라진다.

둘째 장점은 소화가 잘 된다는 것이다. 숙명여대 식품영양과 한영실 교수는 "식해를 열흘 가량 삭히면 지방 분해효소와 단백질 분해효소의 활성이 높아져 소화가 잘 된다"고 설명했다.

칼슘.단백질 등 영양소도 풍부하다. 창원대 식품영양과 차용준 교수는 "식해엔 마늘.고춧가루 등 김치 재료가 들어가므로 김치의 건강효과, 즉 항암.항산화 효과를 고스란히 얻는다"며 "여기에다 생선의 칼슘(뼈째 삭혀 먹으므로)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 김치보다 나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식해는 최근 국내 연구에서 포도상구균 등 식중독균을 죽이고, 통풍을 치료하며,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금 함량(4% 내외)이 젓갈(25 ~ 30%)보다 훨씬 적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소금은 고혈압과 위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혈압이 높거나 위암 가족 병력(病歷)이 있는 사람은 식해를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게 상책이다. 식해는 현재 인터넷이나 대형 마트를 통해 살 수 있다. 가격은 일반 젓갈보다 조금 비싼 편이다. 시판 중인 제품은 유통기한이 대부분 2주 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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