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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대책 25전 25패?…수도권 집값 月상승률 13년새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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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도 수도권 집값 오름세를 꺾지 못했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2008년 4월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월(1월 12일 ~ 2월 1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1.71% 상승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08년 4월의 2.14%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주택가격 상승률도 수도권의 경우 1.17%로 2008년 6월(1.80%)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전월 대비 0.67% 상승해 2019년 12월(1.24%)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조사는 1월 12일부터 2월 15일까지 5주간의 변동률을 나타낸 것으로 정부의 2·4 공급대책 예고와 대책 발표 후 초기 반응이 반영된 결과다.

2·4 공급대책 발표 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금은 무리해서 집을 살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변장관의 분석과는 다르게 실수요자의 주택 매수 심리는 더 높아졌다. 부동산원의 2월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를 보면 수도권이 127.8, 서울이 123.4를 기록했는데, 모두 2012년 7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낮으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매도우위 시장이라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처음으로 대출 규제 선인 9억원(9억 382만4000원)을 넘어섰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고가 주택의 기준인 9억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9억원 초과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20%로 축소했다. 서울에서 평균 이상의 집을 살 때는 대출 규제를 받게 된 것이어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51%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은 1.17% 상승해 2008년 6월 1.80% 상승 이후 12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뉴스1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51%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은 1.17% 상승해 2008년 6월 1.80% 상승 이후 12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뉴스1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재건축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이 있는 지역들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며 "경기와 인천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있거나 서울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위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집값은 강북권에서 노원구(0.86%)가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상계동과 월계동 재건축 위주로 올랐고, 도봉구(0.81%)와 동대문구(0.63%), 마포구(0.63%)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0.60%)가 반포동 신축과 방배·잠원동 재건축 위주로, 강남구(0.57%)가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 있는 압구정·개포동 위주로 상승했다. 양천구(0.33%)는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올랐다.

경기에서는 GTX C노선 통과 예정지역 대부분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의왕시가 3.92% 오른 것을 비롯해 의정부시(2.76%), 안산시(1.97%)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인천도 GTX B노선이 지나는 연수구(2.96%)와 서구(1.21%)를 중심으로 올랐다. 지방은 0.74%에서 0.64%로 상승 폭이 줄었다.

전국 전셋값은 17개월 연속 상승세가 계속됐지만, 계절적 요인 등으로 1월 0.71%에서 0.64%로 상승 폭은 줄었다. 서울 전셋값도 전월 대비 0.42% 올랐지만, 2개월 연속 상승 폭은 줄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역세권이나 학군이 양호한 중저가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했으나, 매물 부족과 호가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상승 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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