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들보’인 반도체가 대박을 냈고, 자동차는 부활했다. 신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도 선전을 이어갔다. 수출 기상도 만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완연히 벗어난 모양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448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별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3.9%에서 11월 3.9% 증가로 돌아선 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휴일을 제외한 조업일수(-3일)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이 2012년 이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6.4% 증가한 23억 달러였다. 2017년 10월 이후 4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나타냈다. 일평균 수출액만 놓고 보면 역대 2월 중 1위다. 신용민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과장은 “최근 10년간 2일 이상 조업 일이 줄어든 13달 중 이번 달을 포함해 4번만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했다”며 “이 중 3번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등 수출 호황기였던 2017∼2018년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바이오헬스 '선전'
15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11개가 증가하며 수출을 이끌었다. 4개월 연속 10개 이상 품목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7년 6~9월 이후 41개월 만이다. 1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83억7000만 달러 수출해 전년 대비 13.2% 늘었다. 역대 2월 중 2위를 기록했다. 8개월 연속 증가세다. 데이터 센터와 모바일 반도체 수요가 안정적으로 지속한 가운데 D램 단가가 오른 영향을 받았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47% 늘었다. 10년 6개월 만에 2개월 연속 40% 이상 늘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 차 수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출 단가가 강세를 이어갔다. 신성장 품목인 전기차 수출도 102.5% 늘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발병에 따라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은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석유화학 제품 수출도 22.4% 늘며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201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바이오·헬스는 진단키트 수출 호조로 62.5%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19.1% 늘었다. 석유제품은 15.2%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율이 10%대로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6.5%)과 미국(7.9%), EU(48.2%) 등 3대 시장 모두 4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대중 수출이 두 달 연속 20%대 늘었다. 대미 수출은 2월 중 처음으로 6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2월 중 최고치를 달성했다. EU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향을 받았다.
수입액은 13.9% 늘어난 421억1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2019년 이후 처음 두 자릿수대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와 자동차 부품, 철강 등 중간재 수입이 많았다. 국내 투자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27억1000만 달러로 10개월 연속 흑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세계 경기와 교역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보호 무역주의 확산 등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며 “전략 수출 품목을 발굴하고 무역제도, 수출금융, 시장개척 등 지원 체계를 혁신해 수출이 지속적 성장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