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자연성분 관절염 치료제로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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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관절염을 기존의 스테로이드제나 비(非)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대신 동.식물 등 자연의 성분으로 치료하려는 시도가 국내 병.의원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도 이제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자연 성분을 처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미 보완.대체의학의 범주에서 벗어나 전통 의학의 영역에 편입된 상태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하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 보조치료제는 글루코사민.콘드로이틴.ASU.생강.캅사이신 등 다양하다.

◇게와 굴 껍질 성분의 글루코사민
서울대병원 내과 송영욱 교수는 "연골 재생.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관절의 연골은 나이 들면 얇아지게 마련인데 글루코사민을 2~3년 복용한 사람의 평균 연골 두께가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0.2~0.3㎜ 두꺼웠다"고 설명했다.

2001년 과학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 212명에게 3년간 매일 글루코사민을 1500㎎씩 복용토록 했는데 이 중 20~25%가 통증 경감 효과를 얻었다. 한달치 보험 약가는 1만~1만5000원.반면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이 함께 들었다는 수입 약은 보험 적용이 안 돼 3개월분이 20만원 선이다.

◇상어와 젖소의 연골 성분인 콘드로이틴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거나 연골을 재생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장점은 기존의 진통.소염제보다 복통.설사.변비 등 부작용이 적고 약효의 지속기간이 더 길다는 것. 미국에서 사면 콘드로이틴의 약값이 글루코사민보다 보통 10배 이상 비싸지만 국내에선 한달치 보험가가 1만원가량(환자는 이 중 일부만 부담)으로 저렴한 편이다.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 류머티스내과 김현아 교수는 "류머티스성 관절염, 상태가 중한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겐 도움이 안 된다"며 "상태가 비교적 경미한 퇴행성 관절염 환자, 잘만 관리하면 관절염 예방이 가능한 사람에게 주로 처방한다"고 조언했다.

◇아보카도와 콩기름에서 얻은 ASU
천안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은영 교수는 "ASU는 통증을 덜어주고 소염진통제의 복용량을 줄여준다"며 "지금까지 확인된 부작용은 없으며 최대 효과를 보려면 두 달은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SU(상품명 이모튼)는 보통 하루 한 알(300㎎) 복용하는데 보험가는 한 알에 500원대.

◇생강 추출물
아직 효능이 불분명해 병원에서 처방이 잦지는 않다. 외국에서 무릎 관절염 환자(261명)를 대상으로 6주간 생강 추출물을 복용하게 한 결과 '가짜 약'보다 진통 효과가 높은 것은 증명됐다.

관절염 환자의 진통제로 흔히 쓰이는 이부프로펜에 비해 진통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나 속쓰림 등 부작용은 적다. 아직 보험 적용은 되지 않는다.

◇고추에서 추출한 캅사이신
통증 부위에 소염진통제 연고.패치제를 사용하는 대신 캅사이신 연고를 바르는 것도 시도해볼만하다.

최 교수는 "캅사이신은 고추의 매운 맛 성분으로 씨에 가장 많이 들어 있다"며 "통증 전달물질로 알려진 'P물질'을 없애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보험가는 20g들이 연고 한 개가 7000원대.

손 주변의 관절염이나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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