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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기, 제주만 해도 평균 수명 3년 길어져

중앙일보

입력

서울의 공기에 떠다니는 미세먼지가 서울시민의 평균수명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류변화 등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경우 서울시민의 사망률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꾸로 서울의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제주도 수준으로 낮아진다면 서울시민의 평균수명은 3년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팀은 30일 1997~2001년 서울지역의 미세먼지(PM10) 오염도 변화와 사망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10㎛(100분의 1㎜) 이하의 먼지로 눈을 자극하고 폐포까지 깊숙이 침투한다. 장기간 노출되면 기관지염이나 폐기종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조사 기간 중 서울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연간 환경기준치 70㎍에 근접한 68.23㎍이었다. 하루 평균 사망자는 92.05명이었다.

사고사를 제외한 사망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일수록 증가하는 등 뚜렷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과 낮은 날을 비교한 결과 ㎥당 42.1㎍의 차이가 사망률을 2.1% 높이거나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기류 변화 등으로 미세먼지의 농도변화가 심한 날에는 대기오염에 민감한 사람들이 더 심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태아.영유아.노인이나 호흡기.심혈관계.당뇨병 환자 등은 일반인들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대기오염은 단순히 불쾌감이나 불편함을 주는 게 아니라 목숨까지 위협할 만큼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이번 조사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담배를 피울 경우 보통 기대수명이 8.6년 정도 단축되는 것으로 추산하지만 흡연은 개인이 선택한 결과지만 대기오염은 무차별적인 것"이라며 "우리나라 인구의 80%가 대기환경 기준을 넘는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기오염 분야의 국제저널인 'Inhalation Toxicology' 6월호에 실렸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는 존재하는 것 자체가 인체에 해로우므로 정부는 기준치를 더욱 엄격히 하고 일반시민들은 자동차 사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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