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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파냐 채식파냐···손가락 길이만 봐도 식성 알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각종 고기류와 나물들로 한 상 차려진 명절 음식. 당신의 손은 주로 어디로 향하는가. 손가락은 이미 '목적지'를 알고 있을 수 있다. 검지와 약지 길이 차이가 식성과 상관이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최근 보도했다.

노르웨이 연구진 국제 학술지에 논문 게재 #검지·약지 길이 따라 고기·채소 선택 달라져 #"남성 호르몬 영향으로 손가락 길이 차이"

성별과 무관하게 검지와 약지의 길이가 비슷하면 주로 고기류를 선택하고, 검지가 약지보다 길면 주로 채소류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손가락 길이가 식성과 어떻게 관련이 있다는 것일까.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 논문을 'Food Quality and Preference(음식 품질과 선호)'에 게재한 노르웨이 아그데르대 연구진은 216명의 중국인(남녀 반반)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의 검지와 약지 길이를 측정한 뒤 선호하는 음식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성별과 상관없이 두 손가락의 길이가 비슷한 사람은 주로 스테이크, 햄버거, 일반 콜라, 독한 술 등을 선택했다. 연구진은 이런 음식들을 '남성적인 음식'으로 분류했다. 반면 검지가 약지보다 긴 사람은 샐러드, 새우, 다이어트 콜라, 화이트 와인 등을 선택했다. 연구진은 이런 음식들을 '여성적인 음식'으로 분류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관련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엄마의 배 속에 있었던 태아 시절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많이 받을수록 약지의 길이가 길어진다. 즉, 약지의 길이가 검지와 비슷한 사람은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고기류와 같은 '남성적인 음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설 차례상. [뉴스1]

설 차례상. [뉴스1]

연구진은 실험 결과 성별보다 검지와 약지 길이가 음식 선호도를 예측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두 손가락의 길이가 비슷한 사람은 배가 고플수록 '남성적인 음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연구를 이끈 아그데르대의 토비아스 오터브링 교수는 "성호르몬 노출과 관련된 신체적 단서가 음식 선호도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최초의 연구"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예외적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스위스 제네바대 연구진은 약지가 검지보다 긴 남성이 여성에게 더 인기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 왕립학회 생물학 저널에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남성 49명의 검지와 약지 길이를 측정한 뒤 그들의 얼굴 사진을 실험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보여줬다. 그 결과 여성들이 매력적인 얼굴이라고 고른 남성들은 약지가 검지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약지가 긴 사람이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많이 받아 남성적인 외형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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