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대법원의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사자 몸속의 벌레)이 되지 말고 조속히 물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성근 법관 탄핵심판 주심을 맡은 이석태 헌법재판관에 대해서도 '인사거래' 의혹을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자가 죽으면 밖에서는 다른 짐승이 못 덤벼드는 반면, 몸 안에서 벌레가 생겨나 사자 몸 전체를 부패시킨다"며 김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김 대법원장이 버틸수록 정권과 어떤 추한 거래를 했는지 다 벗겨낼 수밖에 없다"며 "조속히 사퇴하는 것만이 남은 욕을 보지 않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헌법재판관과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2018년 인사청문회 속기록을 언급하고 이석태 변호사를 김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으로 추천했다고 말하면서 "당시 '이 후보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물러가라'는 성명을 많이 냈고 사실상 민주당과 입장을 같이 했던 사람이다.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 추천 몫의 김기영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라며 "(김 대법원장과 민주당이) 서로 지명하기 곤란하니 내통해서 맞바꿨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김 대법원장을 겨냥해 "어떤 계기로 일면식도 없는 이석태 변호사를, 그리고 꾸준히 정권에 대해 각을 세우고 민주당 진영에 서 있던 변호사를 지명했는지, 그 점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