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되기 싫었어" 아역배우 출신 승마 국대 섬뜩한 협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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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 출신이자 전 승마 국가대표 선수가 옛 여자친구에게 동의 없이 찍은 나체 사진과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고소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전 승마 국가대표 선수 A씨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

A씨의 전 여자친구인 B씨는 고소장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나체가 나온 사진과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A씨가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돈을 빌리는 방식으로 1억4000만원이 넘는 돈을 빼앗아갔다고도 했다.

전날 SBS 보도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몰래 찍은 사진과 영상을 언급하며 만나지 않을 경우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A씨는 "마지막으로 물을게 나올래, 올릴까?" "난 사진이나 영상 같은 편한 게 좋아" "왜 대답을 안 하지? 나 굉장히 예민해" "도망이라도 나오는 게 좋을 거야" "난 악마가 되기 싫어서 많이 노력했어" 등의 메시지를 B씨에게 보냈다.

이에 B씨가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힘들다 그만해" 등 답변을 보냈으나 A씨의 협박은 계속됐다. A씨는 "왜 그만해야 돼 내가" "아 그럼 내가 기다린 값으로 500만 보내줘" "내 2억 어디 갔냐?" 등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A씨는 또 B씨가 만나주지 않자 한밤중 B씨의 집 앞에 찾아가 경적을 울리며 소란을 피웠다. A씨는 "앞에서 차로 빵 거릴테니까 나오든지 말든지 해라" "가는 길" "다 왔어. 조금만 기다려" 등의 글을 전송했다.

A씨의 계속되는 협박을 견디다 못한 B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SBS에 "서로 그냥 장난한 것"이라며 "악한 마음 먹었으면 다른 사람한테 보내지 왜 거기에다 보냈겠느냐"고 했다.

과거 아역 배우로도 활동했던 A씨는 승마 선수로 전직한 뒤 아시안게임 등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현재는 경기도의 한 승마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법률대리인은 "A씨가 동의 없이 사진과 영상을 찍은 뒤 유포하겠다며 영상물 1개당 1억원을 달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B씨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조만간 A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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