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완전히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2018년 12월 21일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말이 지금도 사실이냐"고 묻자 "그 당시엔 분명한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건 사실이 아닌 게 됐다"는 질문에 "그렇다. 하노이에서의 결렬이 굉장히 아쉬운 상황"이라고 실패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2018년 3월 정 후보자가 북한에 가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시작이 시작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정 후보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정 후보자는 또 "김 위원장이 '나는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말했느냐"는 물음에 긍정하며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완전히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9·19 남북 정상합의 때도 해당 내용이 분명히 선언됐다고 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해 "결렬은 북·미 양측에 (책임이) 다 있다"며 "북한은 상당히 상황을 정확히 파악 못 했고 협상력도 미숙했다. 미국은 사실 당시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표하는 네오콘(초강경 매파)들의 '모 아니면 도, 올 오얼 나띵(all or nothing)' 이런 경직된 자세·시각이 문제였다"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