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임성근 판사 탄핵에, 임창용·오승환 소환된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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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왼쪽)과 오승환 선수. 일간스포츠

임창용(왼쪽)과 오승환 선수. 일간스포츠

헌정사 초유의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유명 야구선수들의 원정도박 사건 역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제안의 근거로 “유명 야구선수 원정도박 사건에서 이미 ‘공판절차 회부’라고 종국 보고까지 이루어졌음에도 다시 공판절차 회부를 철회하고 벌금형을 발령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재판에 위법하게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2014년 11월 말 마카오 카지노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에서 원정 도박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오승환‧임창용 선수 사건을 말한다.

2015년 12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두 선수에게 단순도박 혐의를 적용해 약식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이 약식기소하면 법원은 재판을 열지 않고 수사기록 검토만으로 벌금을 물린다. 검찰은 이들이 휴가 여행 때 한 차례 카지노를 찾아 도박한 점으로 미뤄 상습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부장검사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두 선수의 담당 판사는 당초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기겠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임 부장판사는 사무직원에게 이를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담당 판사에게는 “다른 판사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처리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후 두 선수는 약식명령으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건을 맡은 담당 판사의 결정이 번복된 셈이다. 임 부장판사는 두 선수를 정식재판이 아닌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편 오승환 선수는 현재 삼성 라이온즈에서 마무리 투수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올해 연봉은 지난해보다 1억원 줄어든 11억원이다. 임창용은 전직 선수가 됐다. 지난해 말 평소 알고 지내던 유흥업소 종업원으로부터 돈을 빌린 뒤 일부를 갚지 않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국세청의 고액‧상습 체납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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