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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이 사스보다 더 걱정되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지금 전세계는 조류독감(Bird Flu)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조류독감은 말 그대로 새에서 발생하는 독감(인플루엔자)인데 모든 감염병이 그렇듯 조류독감도 '종(種)간 장벽'으로 인해 동종(同種)인 새끼리는 공기를 통해 쉽게 감염되지만 이종(異種)인 사람에게는 전파가 어려운 질병입니다.

하지만 지금 베트남 등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환자들은 모두 닭이나 오리를 직접 취급하다 바이러스가 '조류→인간'으로 전파된 경우예요. 1997년 홍콩에서도 지금처럼 조류독감에 걸린 가금류를 접촉한 사람 18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한 적이 있지요. 이종간 전파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지요.

그렇다고 미리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조류독감이 지금처럼 감염된 조류를 직접 접촉한 사람에게만 발생할 땐 별문제가 안됩니다. 문제는 만의 하나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람의 몸에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인간→인간'으로 전파가 가능한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사태가 심각해집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환자와 직접 접촉해야 걸리는 사스와 달리 공기를 타고 멀리 전파시키기 때문이지요.

기존의 독감 백신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땐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신속히 복용하는 것이 병을 가볍게 앓고 지나가게 하는 최선의 대처입니다.

다행히 현재까지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류독감(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에게서 바이러스 변이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원래 변신의 명수로 불리는 RNA바이러스인데 항원에 따라 A.B.C형이 있습니다. 이 중 유행성 독감을 일으키는 항원은 A형과 B형이며, A형은 아형(亞形)에 따라 H3N2.H1N1.H5N1.H2N2 등으로 나뉩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조류독감은 H5N1형이며 지난해 겨울 유행한 파나마 독감은 H3N2형입니다.

현재 WHO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체내에서 변이를 일으키고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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