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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중계마저 포기한 사우샘프턴 0-9 대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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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경기가 끝난 직후 전광판에 찍힌 점수. 맨유가9, 사우샘프턴이 0이다. [AFP=연합뉴스]

경기가 끝난 직후 전광판에 찍힌 점수. 맨유가9, 사우샘프턴이 0이다.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사우샘프턴은 3일(한국시각) 열린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경기를 트위터로 문자 중계했다. 첫 실점에 ‘0-1’을 포스팅한 사우샘프턴은 연이은 실점에도 꿋꿋이 업데이트했다. 결국 ‘0-7’을 끝으로 중계를 접었다. 이후 두 골 실점 상황은 건너뛰고 최종 스코어 ‘0-9’만 올렸다. 구단 트위터 담당자가 지치고 화날 만하다.

2명 퇴장 속 맨유에 골 폭격당해

사우샘프턴의 악몽이 시작된 건 킥오프 2분 만이다. 미드필더 알렉스 얀케비츠(20·스위스)가 거친 파울로 퇴장당하면서다. 사우샘프턴은 전반에만 맨유의 애런 완-비사카, 마커스 래시포드, 에딘손 카바니에 실점했고, 자책골까지 나와 0-4로 끌려갔다. 후반 들어 앤서니 마샬, 스콧 맥토미니에 추가 실점했다. 설상가상 후반 41분 사우샘프턴 얀 베드나렉(25·폴란드)이 페널티킥을 내주고 퇴장당했다. 9명만 남은 사우샘프턴은 이후 2골을 더 내줬다.

‘0-9’ 패배가 사우샘프턴에는 낯설지 않다. 2019년 10월 26일에도 레스터시티에 0-9로 진 적이 있다. 당시 사우샘프턴 선수단은 주급을 구단이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했다. 서포터에 사죄하는 차원이었다. 그로부터 16개월 만에 악몽이 재현됐다. 그때도, 이번에도 사우샘프턴 사령탑은 랄프 하셀휘틀(오스트리아) 감독이다. 그는 “우리는 다시 끔찍한 방식으로 졌다. 벤치에 더 나은 수비수가 없었다. 악몽이지만, 우리는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사우샘프턴은 12위로, 강등권과는 거리가 있다.

맨유는 ‘9-0’ 승리는 27년 만이다. 1995년 입스위치 타운을 9-0으로 대파한 적이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9골 차 승부가 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1995년(당시는 앤디 콜 5골)보다 여러 선수가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날 맨유의 득점 선수는 7명이었다. 이 역시 2012년 첼시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13승 5무 4패의 맨유는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44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2위를 지켰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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