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사스구역, 환자 좌석 앞쪽 3열까지

중앙일보

입력

사스(SARS.중중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탔을 때 환자의 좌석에서 앞쪽 3열까지 승객들은 모두 사스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소냐 올슨 박사는 태국, 대만, 중국, 싱가포르, 미국 출신 과학자들과 공동연구한 결과 기내 사스 환자로부터 두 번째 줄 이내가 감염 위험 구역이라고 규정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의견보다 사스의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WHO의 규정이 사스 환자의 45% 를 놓쳤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스 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잠복기 환자는 사스를 전파시키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다소 안심되는 결과도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다.

연구팀은 사스가 한창 유행하던 지난 3월15일 홍콩발 베이징행 여객기 1대와 홍콩발 타이베이행 여객기 2대의 탑승객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홍콩-베이징 구간 여객기에는 나흘째 고열과 폐렴 증세에 시달리고 있던 72세 남자가 타고 있었고 이 남자는 결국 사스로 사망했다.

연구팀은 이 남자와 같이 3시간을 여행했던 다른 승객과 승무원 119명의 상태를 여행 후 열흘 내에 인터뷰한 결과 당시 그 사스 환자의 앞쪽 셋째 줄 내에 앉았던 22명이 사스에 감염됐으며 이중 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병 10일 이전으로 기침이나 고열 등 사스 증세가 드러나지 않던 잠복기 환자가 탄 나머지 여객기 두 대에서는 사스 감염자가 1명 또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는 사스 원인균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 증세가 겉으로 나타나는 환자를 통해서만 전파되며 잠복기 환자를 통해서는 전파될 위험이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결과는 의학전문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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