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드릴게요" 다급한 승객···택시기사 촉에 마약 걸렸다

택시 승객이 차량에 두고 내린 가방에서 마약이 발견돼 경기 평택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사진 SBS]

택시 승객이 차량에 두고 내린 가방에서 마약이 발견됐다.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택시기사 A씨는 31일 오전 3시 10분쯤 서울 강남구에서 탑승해서 인근에 내린 남녀 손님 2명이 택시에 가방을 두고 내렸다며 지구대를 찾아 유실물 신고를 했다.

A씨는 앞서 이들 남녀 손님으로부터 “가방을 놓고 내렸다”는 연락을 받고 돌려주기로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손님을 태워 평택으로 가는 중이었기에 “손님 내려드리고 연락하겠다”고 일단 답했다.

그런데도 남녀 승객의 연락은 멈추지 않았다. 운전 중임을 알렸음에도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길거리에서 오도 가도 못 하고 있다” “운행이 언제 끝나는지는 알려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 “너무 하신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여성 승객은 “아까 같이 있던 남자 말고 꼭 저한테 연락 달라”는 문자를 남기기도 했다.

평택에 손님을 내려준 후에는 서울과 평택 왕복 택시비의 3배인 50만원을 사례하겠다는 말도 건넸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A씨는 인근 지구대를 찾았고, 경찰은 유실물 확인을 위해 가방 안을 살피는 과정에서 필로폰과 헤로인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인 남녀의 신원을 특정하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