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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4·7 재 보선 무공천 검토 “피해자 2차 가해 원천차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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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종철 성추행 쇼크’에 빠진 정의당이 비상대책회의 체제로 전환했다. 당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고 의원들을 포함한 지도부 전원이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장혜영, 김종철 고발한 시민단체에 #“나와 소통 없는 일방적 행동 유감”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6일 “강은미 원내대표와 김윤기 당 대표 직무대행이 공동대표를 맡아 사태 수습을 하겠다”며 “책임져야 할 사람들(기존 지도부)이 책임지겠단 의미”라고 밝혔다. 피해자 장혜영 의원도 비상대책회의 구성원에 포함된다.

정의당은 차기 당 대표 보궐선거 전까지 대표단, 의원단 회의를 열지 않고 비상대책회의에서 성추행 사태 수습을 포함한 일상적인 당 업무를 진행한다.

4·7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낼지에 대해선 “비상대책회의에서 내일부터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무공천 가능성에 대해 강 원내대표는 “재·보궐선거 무공천에 대해 어제부터 논의했고,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수석대변인은 “당 공식 절차에 따라 후보 등록을 마친 상황에서 대표단이 임의로 무공천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미 서울시장 후보로는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 김영진 부산시당위원장이 후보 등록을 마친 상황이다.

‘김종철 쇼크’에 빠진 정의당은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이 무너져 내렸다는 자괴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강조하며 2차 가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필사적인 움직임은 더불어민주당이 과거에 보인 태도와는 대조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김윤기 정의당 대표 직무대행은 26일 대표단회의에 앞서 “피해자 책임론, 가해자 동정론 등 모든 2차 가해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당 홈페이지와 SNS 등에서 2차 가해 내용을 발견하면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당내 성비위 사안 전수조사, 젠더인권본부 독립 기구화, 성폭력 방지 교육 제도 점검 등 내부 혁신안도 준비 중이다.

한편 장혜영 의원은 이날 오후 본인 의사에 반해 김종철 대표를 형사고발한 시민단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피해 당사자인 제가 공동체적 해결을 원한다는 의지를 밝혔음에도, 저와 어떤 의사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한 것에 큰 유감을 표한다”며 “사법체계를 통한 고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가해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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