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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카카오VX 특허 전쟁은 예고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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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골프존과 카카오VX의 특허 전쟁이 한창이다. 골프존은 2016년 “카카오VX의 골프 시뮬레이터가 골프존의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며 카카오VX의 시뮬레이터 폐기 및 95억원 배상을 요구했다. 쟁점은 벙커나 러프에 들어간 공을 일반 매트에서 쳤을 때 샷 거리를 보정해주는 카카오VX의 시뮬레이터 시스템이 골프존의 특허를 침해했는지다.

시장 확장 놓고 대결하는 두 공룡 #골프존, 점유율 70%로 현재 강자 #카카오, 캐릭터 앞세워 2030 공략

골프존 아리

골프존 아리

지난해 1심에서는 골프존이 승소했다. 1심 재판부는 “카카오VX는 24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15일 항소심에서는 카카오VX가 이겼다. 항소심 재판부는 “페어웨이 매트에서 타격하는 경우에만 거리 감소율을 적용하고, 러프나 벙커 등 다른 조건에서 칠 때는 볼의 거리를 보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카카오VX가 골프존의 발명을 침해했다’는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골프존은 즉시 “기존 대법원 판례와 배치된다”며 상고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은 “골프존 특허에 진보성이 없다”며 카카오VX가 낸 특허 등록 무효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카카오VX 라이언

카카오VX 라이언

골프존은 스크린골프계의 공룡이다. 골프존의 시장 점유율은 70%에 가깝다. 마음골프와 G스윙을 인수해 ‘프렌즈 스크린’을 운영하는 카카오VX가 20%, SG골프가 10% 정도다. 골프존의 힘은 숫자로 드러난 점유율 이상이다. 스크린 골프 이용자들은 “골프존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익숙하다. 그래서 다른 브랜드가 많이 저렴하거나 획기적으로 발전한 모델이 아니면 이용자로선 옮기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골프존이 카카오VX를 경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IT업계 진짜 공룡인 카카오의 자회사라서다. 카카오VX는 유명 캐릭터인 라이언 등을 스크린골프에 도입했다. 2030 젊은 층을 타깃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VX는 골프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내놨고, 최근 골프장 사업을 위해 골프장운영건설업체도 인수했다. 모두 골프존의 주력 사업 분야다. 여러 분야에서 두 업체 간 피 말리는 경쟁을 예고한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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