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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옥션 누구 품에?…美 이베이, 이베이코리아 매각 추진

중앙일보

입력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위치한 이베이 본사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위치한 이베이 본사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 이베이 본사가 G마켓·옥션·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을 추진한다.

이베이 본사는 19일(현지시간) "한국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전략적 대안을 평가, 검토, 타진하는 절차를 시작했다"며 "주주들을 위해 가치를 극대화하고 사업의 미래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은 지난해부터 계속됐으나 이베이 본사가 관련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발표에서 '매각'이란 표현은 없었지만 업계에서는 매각 추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잠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에서 조만간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공식화하는 발표가 있을 거란 얘기를 지난 주말께 본사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베이의 글로벌 매출은 2019년 기준 108억달러(약 11조9000억원)였으며, 이 중 11%를 한국에서 벌었다. 이베이는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고, 2009년 G마켓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그 해 오픈마켓 국내 1위를 차지한 뒤 현재까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거래액이 19조 원(업계 추산)으로, 매출은 1조954억원으로 사상 첫 1조 원을 돌파했다.

다만 지난해 쿠팡, SSG닷컴 등 경쟁 온라인 쇼핑몰이 급성장하며 향후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쿠팡 등 경쟁 업체가 아직 영업적자에 허덕이는 것과 달리 이베이코리아는 1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중이다. 블룸버그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배경에 대해 "지난해 초 주주에 오른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이베이 본사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베이는 지난해 본사의 티켓판매서비스인 스텁허브(StubHub), 광고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 적기가 됐다는 점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는 마침 20일 "변광윤 현 사장이 물러나고 전항일 이베이재팬 사장이 후임으로 선임됐다"고 사장 교체를 발표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변 전 사장이 사의 표명한 지는 꽤 됐고, 후임 결정도 사전에 결정된 것"이라며 "본사의 (매각 공식화) 입장 발표와는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가 변광윤 사장 후임에 전항일 이베이재팬 사장이 선임됐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신임 사장. 연합뉴스

이베이코리아가 변광윤 사장 후임에 전항일 이베이재팬 사장이 선임됐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신임 사장. 연합뉴스

신임 전항일(50) 사장은 롯데백화점·LG상사·삼성물산 등을 거쳐 2003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했다. 2016년 영업본부장을 거쳐 2018년 이베이재팬 사장에 취임했고, 2년 만에 이베이재팬의 실적을 두 배 이상 성장시켰다.

백민정·이병준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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