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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은 물건 고르는 것 아냐" 두 아들 입양한 최재형 발언 눈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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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해 11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해 11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입양 관련 ‘취소 또는 아동 교체’ 취지의 발언을 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입양은 진열대에 있는 아이들을 물건 고르듯이 고르는 게 아니다”라고 한 최재형(65·사법연수원 13기) 감사원장의 과거 발언이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사랑과 가정 울타리 조건 없이 제공해야” 언론 인터뷰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원장은 판사로 근무하던 지난 2000년과 2006년 작은아들과 큰아들을 입양했다.

최 원장은 지난 2011년 법률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입양은 말 그대로 아이에게 사랑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아무런 조건 없이 제공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아이들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이라는 웅덩이에 풍덩 빠져서 자라나야 한다”며 “고아원같은 시설이나 위탁 부모에 의해 육아 되는 것보다는 완전한 가정의 소속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입양이 권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이후 대전지법원장과 서울고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18년 감사원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2014년에는 서울가정법원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최 원장의 과거 발언이 거론됐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기자 시절 최 원장을 취재했다며 “입양은 아이를 가슴으로 낳는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최 원장 인터뷰 기사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누리꾼들에게도 소개됐다.

앞서 전날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중 양부모의 학대로 입양아가 숨진 ‘정인이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을 설명하면서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에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라고 말했다. 이에 입양 가정 등으로부터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사과를 촉구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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