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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용수 할머니 배후 있다" 주장한 김어준에 '불기소' 처분

중앙일보

입력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뉴스1]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발된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했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박현철 부장검사)는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이 지난해 6월 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달 21일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5월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각종 의혹을 제기하자,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누군가 왜곡된 정보를 이 할머니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는 "할머니가 이야기한 것과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주장이 비슷하다", "기자회견 문서도 할머니가 직접 쓴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이 할머니의 수양딸 곽모씨는 같은 달 28일 "자신이 이 할머니의 구술을 글로 정리했다"고 반박했다. 이 할머니도 김씨의 방송 이틀 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는 치매도 아니고 바보도 아니다. 백번 천번 얘기해도 나 혼자 했다"며 배후설을 반박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뉴스1]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뉴스1]

이후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이 김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검찰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해 9월 '김씨의 발언이 구체적 사실 적시라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며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고 김씨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불기소 처분 사유서에서 "김씨의 의혹 제기 발언들은 단순 의견 표명으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김씨가 이 할머니와 최 대표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김씨를 고발한 사준모 측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수업시간에 망언을 일삼은 류석춘은 기소한 검찰이 김어준에는 왜 불기소 처분을 한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고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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