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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쌍용차에 마지막 기회 줄 것, 파업 땐 1원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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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동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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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쌍용자동차에 신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대신 노동조합이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지하고 노사 간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3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회장은 “두 가지 전제 조건이 되지 않으면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 주인 찾는 것 봐가며 지원 결정 #정상화 전에 일체 쟁의 중단 조건”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인수 거론

이 회장은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쌍용차가 잠재적 투자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며 “쌍용차의 신규 투자 유치 등 정상화 방안을 따져 추가 지원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하기 전에 매년 노사 협상을 위한 파업이 많았다”며 “(쌍용차가) 흑자를 내기 전까지 (노조는)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단체협약을 1년에서 3년 단위로 연장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를 향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사된 투자가 결실을 못 보고 다시 한번 부실화하면 (쌍용차는)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며 “이해 관계자와의 고통 분담 원칙에 따라 쌍용차 노사도 성실하게 협의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쌍용차가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쌍용차가 연체한 금융회사 대출금은 2550억원이다. 이 중 산업은행이 1900억원으로 가장 많고 JP모건(400억원)과 우리은행(250억원)의 순이었다. 지난해 쌍용차의 차량 판매 실적(내수+수출)은 10만7324대로 2019년보다 19.2% 줄었다.

법원은 다음달 28일까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가동해 쌍용차에 시간을 줬다. 쌍용차가 다음달까지 정상화 방안을 찾지 못하면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2011년 3월 법정관리에 벗어난 지 10년 만이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은 지난 1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잠재적 투자자와 쌍용차 지분을 두고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래가 성사되면)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30% 이하를 보유하고 새 투자자가 (쌍용차의) 대주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현재 7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쌍용차 지분을 인수할 후보로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코퍼레이션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HAAH는 2014년 설립한 스타트업(신생기업)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250억원이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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