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무장 병력이 질서유지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 주지사 제이 인슬리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의회 2021년 첫 회의를 하루 앞두고 주도 올림피아의 의사당 주변을 750명의 주 방위군으로 둘러쌌다. 말할 것도 없이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워싱턴 DC 연방의사당 점거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미국 제46대 대통령 취임(20일)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취임식은 삼엄한 경계와 긴장감 속에 열릴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바이든 당선자 취임식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은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권한대행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통령 취임식은 기존의 취임식과는 매우 다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오는 17일 연방의회와 각 주의회 앞에서 무장행진을 벌이고, 바이든 취임식 날에는 100만 민명대 행진을 벌이자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오는 20일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대통령에 취임한다. 행사는 코로나 때문에 예년보다 대폭 규모를 축소한 상태다.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JCCIC)는 지난달 초청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고 발표했다. 상·하원 의원들은 각각 1명씩만 초청할 수 있다. 미 연방의회는 상원이 100명, 하원이 435명 등 총 535명이므로 이들이 초청하는 인사는 모두 1070명에 불과하다.
JCCIC는 과거 의원들이 대통령 취임식에 지역구 유권자들을 초청할 수 있도록 20만명분의 초청장을 배부했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 의회 측 참석자는 200분의 1이다. 또한 과거 취임식과 함께 열렸던 각종 행사도 대거 축소됐고 화상 방식으로 전환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는 것은 152년 만이다. 이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은 8일 “잘된 일”이라고 응수했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