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형건물 18% 레지오넬라균 검출

중앙일보

입력

백화점 등 시민들의 발길이 잦은 서울 시내 시설물 5곳 가운데 한 곳의 냉방시설에서 노약자 등에게 설사.폐렴 등을 유발하는 레지오넬라균이 다량 검출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30일까지 시내 대형 건물과 호텔.판매시설, 병.의원 등 4백13곳의 냉각탑수를 검사한 결과 76곳(18.4%)에서 레지오넬라균이 나왔다고 4일 밝혔다.

시설별로는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가 조사 대상 33곳 가운데 7곳(21.2%)에서 균이 나와 위생 관리가 가장 엉망이었으며 ▶대형 판매장(21%) ▶대형 건물(19.6
%) ▶병.의원(12%) 순이었다.

특히 일부 호텔과 백화점의 경우 1백㎖당 1천마리 이상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될 정도로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제3군 법정 전염병인 레지오넬라균은 건물 냉방기의 냉각탑수나 배관시설의 오염된 물에 묻어있던 균이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일단 감염되면 감기처럼 목이 붓고 고열.설사 등의 증세를 보이며 폐렴으로 발전할 경우 치사율이 최고 39%에 이르러 일본의 경우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연구원 김무상 역학조사팀장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레지오넬라균 관리 규정이 없어 단속할 근거가 없으므로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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