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美의회에 섰다···서울서 태어난 하원의원 '순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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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은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 오른쪽 둘째) 의원이 3일(현지시간) 연방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동료의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C스팬 캡처]

한복을 입은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 오른쪽 둘째) 의원이 3일(현지시간) 연방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동료의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C스팬 캡처]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치러진 연방 하원 취임‧개원식에 한복이 등장했다. 한국 이름 ‘순자’로 알려진 한국계 여성 연방 하원의원인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워싱턴주)가 그 주인공이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이날 붉은색 저고리에 푸른색 치마 차림의 한복을 입고 선서하면서 연방 하원의원에 공식 취임했다. 같은 한국계이자 재선에 성공한 앤디 김 하원의원과는 팔꿈치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스트릭랜드 의원의 한복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미국 의회방송인 C스팬의 하워드 모트먼 홍보 책임자가 한복을 입은 그의 모습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USA 투데이 기자는 “한국계 초선 의원이 한복을 입고 등원했다”는 트윗을 올렸고, 앤디 김 의원은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놀라운 순간이자 큰 진전”이라고 반응했다.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이 SNS에 공유한 어머니와 찍은 사진. [사진 스트릭랜드 의원 트위터]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이 SNS에 공유한 어머니와 찍은 사진. [사진 스트릭랜드 의원 트위터]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국인 어머니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서울에서 태어나 1살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미셸 박 스틸, 영 김 의원과 함께 첫 한국계 여성 하원 의원으로 당선됐다. 워싱턴주의 첫 흑인계 하원의원이기도 하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국계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내 왔다. 선거운동 중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고, 홈페이지에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당선된다면 230년 미국 의회 역사상 첫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될 것”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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