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남성 평균수명 늘어..고소득일 경우에만

중앙일보

입력

영국 남성의 평균수명이 20년전의 70세 남짓에서 76세로 크게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8일 발표된 유럽 17개국 남성의 건강조사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남성의 평균 수명이 1980년 10위에서 지난해에는 상위 5위 이내로 뛰어 올랐다.

유럽에서 남자의 평균수명이 가장 긴 국가는 스위스로 78세에 가까운 반면 아일랜드는 73세로 가장 짧은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남성의 평균수명은 20년 전에는 뒤졌던 네덜란드와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그리스 남성의 평균수명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평균 수명이 영국보다 긴 유럽국가는 스칸디나비아 국가와 스위스, 이탈리아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영국 남성의 절반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즉 영국 남부에 사는 수입이 높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조사결과다.

야채를 먹지 않고 수입이 적으며 북부에 사는 영국 남성의 평균수명은 예전과 마찬가지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유럽 남성건강포럼 총재인 벨파스트의 약사 이안 뱅크스는 "부유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의 평균수명 격차는 영국이 가장 크다"면서 "저소득계층의 평균 수명은 지난 30년간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립통계사무소 자료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남성은 글래스고에 거주하는 남자보다 평균 10.7년을 더 산다.

뱅크스씨는 "영국의 경우 남성의 평균 종신형 복역기간은 10.2년이므로 글래스고에 사는 사람은 거기 산다는 이유로 종신형을 사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남성의 평균수명이 늘었지만 여성에 비해서는 여전히 짧다고 강조했다.

남성의 건강이 여성에 비해 나쁜 중요한 이유는 남자들이 건강을 돌보는데 소홀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너무 빨리 몰거나 과음 또는 건강에 나쁜 음식을 먹는 일 외에도 남자들은 건강관리를 소홀히 한다.

강하게 보이려는 욕구와 남성다움을 뽐내는 변함없는 문화때문에 남자들은 질병의 초기 조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때문에 의사를 적게 찾고 결과적으로 질병의 조기발견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반면 영국 남성의 로맨스에 대한 열망은 남자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유럽 국가의 이혼율과 재혼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특히 재혼율은 영국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이혼남성의 4분의 1이 재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혼은 남자의 건강에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여성에게는 결혼이 반대의 효과를 내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결혼한 여자보다 더 오래 산다. (서울=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