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구치소 30대 코로나 사망 "병원 못찾아 응급차 대기중 숨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동부구치소에 이어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감자가 숨졌다. 이 수감자는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31일 서울구치소와 의왕시 등에 따르면 30대 수감자 A씨는 이날 오전 8시 17분쯤 사망했다. A씨는 서울구치소 출소자 1명이 확진 판정(20일)을 받은 이후 전수검사 대상이 됐고 지난 21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구치소에서는 A씨를 포함해 2명이 감염됐다. 당시엔 무증상 환진자였다. 수감자 중 확진자가 나오자 서울구치소 측은 수용자와 직원 31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했고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외부 치료기관 이송 대기 중 사망 

확진 판정을 받은 A씨 등 2명은 이후 격리수용실로 옮겨져 생활해 왔다. 그런데 이날 오전 6시 15분쯤 A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A씨는 평소 기저질환으로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었다"며 "이날 오전 의식이 미약해 병원 등 외부 치료기관으로 이송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수용할 수 없다'고 해 대기하던 중 사망했다"고 말했다.

서울구치소는 A씨 이송을 위해 인근 종합병원 여러 곳에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그러나 병원들이 확진자 수용에 난색을 보이자 구치소 측은 방역 당국에도 별도의 병상 요청을 했다. 하지만 대기 시간이 지체되면서 A씨는 이송을 위해 탑승한 응급차 안에서 숨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서울구치소 확진자는 동부구치소와는 관련 없는 별건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구치소엔 동부구치소에서 이감된 수감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 관계자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 관계자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동부구치소 이어 2번째 구치소 사망

지난 27일에는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굿모닝시티 분양사기' 주범 윤창열(66)씨가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외부 시설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숨진 사망자 중 30대는 지난 28일 현재 3명(치명율 0.37%)으로 A씨는 4번째 30대 확진 사망자가 됐다.

법무부는 구치소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이어지자 이날부터 2주간 전 교정시설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고 외부 접견(면회)·작업·교육 등을 전면 제한하기로 했다.
최모란·이에스더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