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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교정시설 내 거리두기 3단계"…수용자 접견 등 중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동부구치소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더기 확진으로 부실 대응 논란에 휩싸인 법무부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31일부터 2주간 전 교정시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한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정시설 집단감염 현황·대책 브리핑을 열어 이같은 조치를 밝혔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가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정시설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는 건 밀집된 공간에서의 수용자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수도권이 2.5단계, 비수도권이 2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것에 비해 강화된 조치다.

이에 따라 다음달 13일까지 2주간 수용자 접견이나 작업, 교육 등을 전면 중단한다. 변호인 접견도 상황에 따라 제한적으로 실시한다. 교정시설 직원들은 비상 근무체계를 유지하며 외부 활동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을 타 기관으로 추가 이송해 수용 밀도(정원 대비 수용률 116.6%)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노역 수형자나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는 기저질환자·모범수형자에 대한 가석방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직원과 수용자에 대한 신속 항원검사도 하기로 했다. 교정시설과 지역사회 내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해 확진자에 대한 치료도 강화한다.

법무부는 동부구치소 내 감염확산 원인으로 ▶고층빌딩 형태의 건물 5개 동과 각 층이 연결된 시설 구조와 취약한 환기 설비 ▶고밀도 수용 환경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 가능성 예측 실패 등을 꼽았다.

이 차관은 "법무부는 감염에 취약한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구금시설이 갖는 한계와 선제적 방역 조치 미흡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법무부는 더 이상의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정시설 내 방역과 점검을 강화하고 현 상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법무부는 교정시설을 상대로 한 안일한 코로나19 대응으로 감염 확산을 불렀다는 비판을 받았다. 예산 문제를 이유로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가 하면 잠복기 가능성이 있는 음성 수용자들을 한 공간에 둬 논란이 일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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