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이식 쥐, 출산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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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쥐의 자궁을 이식받은 쥐가 건강하고 정상적인 생식기능을 가진 새끼를 출산함으로써 머지않아 사람도 이식 자궁으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포유동물의 이식된 자궁에서 정상적인 새끼가 출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 외테보리에 있는 살그렌스카 대학의 마츠 브란스트롬 박사는 1일 유럽인간생식-태생학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거부반응을 피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같은 복제 쥐들을 이용, 자궁을 이식한 결과 이식된 자궁에서 체중, 행동, 생식기능이 모두 정상인 새끼들이 출산되었으며 이 새끼들은 제2대의 후손을 출산하는 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브란스트롬 박사는 이것이 사람에게도 가능하기까지는 거부반응 등 여러 난관들이 먼저 극복되어야 하지만 앞으로 2-3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식 가능한 자궁은 이식받을 여성이 스스로 자라났던 어머니의 자궁이 1차적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브란스트롬 박사는 밝혔다.

작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상 최초로 자궁이 이식되었지만 두 차례의 생리주기를 거친 후 이식된 혈관 중 하나가 막혀 혈액공급이 차단되는 바람에 이식 100일만에 자궁을 다시 떼어내야 했다.

브란스트롬 박사는 모두 3가지 실험을 했다. 복제 쥐의 경우 기존의 자궁을 그대로 둔 채 그 옆에 나란히 새로운 자궁을 이식하거나 기존의 자궁을 떼어내고 새 자궁으로 대체했다. 추가로 이식된 자궁이나 대체된 자궁 모두 임신과 출산이 성공적이었고 물론 거부반응은 없었다.

브란스트롬 박사는 또 복제되지 않은 보통 쥐에 다른 쥐의 자궁을 이식해 보았다. 거부반응이 나타나면서 이식 15일만에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과 자궁내막 선(腺)에서 급성 조직괴사와 반흔이 발생했다.

브란스트롬 박사는 거부반응은 예상되었던 것이며 다만 거부반응이 나타나는 시간과 이 때 활동하는 면역세포의 종류가 약간 다를 뿐 사람의 경우와 거의 비슷했다고 밝혔다.

장기 이식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공여자로부터 장기를 적출해서 이를 이식할 때까지 장기에 대한 혈액공급이 끊기는 것이다. 공여자와 이식받을 환자를 수술대 위에 나란히 뉘어놓고 하지 않는 한 공여자에게서 떼어낸 장기는 일단 차거운 식염수 용액에 보관해야 한다.

브란스트롬 박사는 쥐의 경우 자궁 적출에서 이식까지 혈액공급 차단이 허용되는 시간이 24-48시간으로 밝혀졌다고 말하고 이 시간을 넘기면 자궁조직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패한다고 밝혔다.

자궁불임으로 아기를 갖지 못하는 여성은 3-4%. 원인은 선천적 자궁기형, 무자궁 출생, 양성 종양인 평활근종, 감염이나 수술에 의한 자궁유착이다. (마드리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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