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내년 2분기에 온다…집단면역 시기 빨라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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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입 결정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정부가 도입 결정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정부가 연내에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을 맺고 백신 2000만 명분을 내년 2분기(4~6월)부터 들여오겠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스텐판 반셀 모더나 CEO(최고경영자)는 우리나라에 2000만명 분량의 4000만 도즈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정부가 모더나와 협상을 통해 확보하겠다고 한 1000만 명분보다 두배 많은 물량이다.

백신 공급 시기도 앞당기기로 했다. 모더나는 원래 내년 3분기(7~9월)부터 물량을 공급기로 했으나 2분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강 대변인은 “공급 시기를 더 앞당기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하기로 했다”며 “백신 공급 계약을 연내 체결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힌 물량은 4600만 명분에서 5600만 명분으로 1000만 명분 증가했다. 계획대로 백신이 들어온다면 방역 당국이 목표로 제시한 내년 3분기까지 집단 면역 형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8일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2~3월부터 백신 접종 시작해 3분기 정도까지는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집단 면역을 위해서는 전체 인구의 60~70%가 항체를 형성해야 한다. 이번 모더나와 계약이 정부 발표대로 연내 완료된다면 확보 백신 물량은 5600만 명분이 돼 우리나라 전체 인구(5183만 명)을 웃돌게 된다.

정부가 도입 결정한 아스타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정부가 도입 결정한 아스타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23일에는 얀센(600만명분), 화이자(1000만명분)와 계약을 완료했고, 지난달 27일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1000만명분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코백스 퍼실리티(WHO를 통한 공동구매 방식)를 통해 확보한 1000만 명분에 대해서는 지난 10월 9일 선급금 850억원을 지급 완료했다.

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힌 물량 가운데 내년 상반기 도입 시작될 예정인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2~3월), 얀센(4~6월), 모더나(4~6월) 그리고 코백스 퍼실리티 가운데 150만명분으로 약 3750만 명분이다. 다만 코백스 퍼실리티 150만 명분에 대한 공급일정은 아직 정부의 추진 단계로 구체적 공급 일정은 내년 1월 나올 전망이고 나머지 백신 역시 도입 시작 시기가 상반기일 뿐 도입 완료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화이자 백신은 이르면 3분기 들어오기 시작하지만 약속한 물량이 전부 들어오려면 11~12월은 돼야 할 전망이다.

이에 내년 2분기 백신을 들여오기 시작해도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긍정적으로 생각해 내년 2분기까지 모든 물량이 들어온다고 해도 내년 7~9월 접종을 집중해서 진행해 10월 안에는 집단 면역을 형성해야 한다”며 “겨울로 들어가기 2주 전에는 집단면역을 형성해야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시기와 겹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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