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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코로나'로 수위 높이는 남아공 "마스크 안 쓰면 징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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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방역 조치의 강도가 최고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현지 당국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처벌 수위를 높이고 술 판매는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같은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남아공에선 술 판매를 금지하고 모든 술집을 폐쇄했다. 확진자가 특히 많이 나오는 해변과 공중 수영장 역시 문을 닫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대국민 연설을 통해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남아공에서 술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또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벌금을 내거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EPA=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대국민 연설을 통해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남아공에서 술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또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벌금을 내거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EPA=연합뉴스]

모든 국민은 필수적인 외출을 제외하고는 밤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통행이 금지된다. 마스크 착용은 의무이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벌금은 물론 최대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새로운 조치를 따르길 바란다"며 간곡히 당부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지난 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한 미니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더반 등 남아프리카의 주요 도시들을 확산 거점으로 지목했다. [AP=연합뉴스]

지난 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한 미니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요하네스버그·케이프타운·더반 등 남아프리카의 주요 도시들을 확산 거점으로 지목했다. [AP=연합뉴스]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며 남아공의 코로나 검사 양성률은 2주 전 5%에서 현재 30% 이상으로 치솟았다. 케이프타운과 같은 일부 '핫스팟'에서는 양성률이 50%에 육박했다.

남아공 의료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포스트는 "12월에만 남아공에서 공중보건 종사자 4630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서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의 등장에 일선의 의료진부터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남아공의 병원들은 현재 대부분 포화상태다. 산소 탱크와 인공호흡기 등 장비는 물론 중환자실 병상도 부족하다. 월드 오 미터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기준 남아공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01만명이며, 사망자는 약 2만7000명이다.

백신과 관련 라마포사 대통령은 구매 규모는 밝히지 않은 채 "제조업체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코백스에 가입되어 있으며 내년 초 남아공 인구의 10%를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병원 관계자들이 코로나 19로 사망한 환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병원 관계자들이 코로나 19로 사망한 환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조짐에 국제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남아공에서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30대 여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이 여성은 남아공에서 지내다가 지난 19일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일본에 도착했다. 이 여성은 공항 검역소 검사에서 코로나 감염 사실이 확인돼 바로 격리로 들어가 밀접 접촉자는 없다고 NHK가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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