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방역 조치의 강도가 최고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현지 당국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처벌 수위를 높이고 술 판매는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같은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남아공에선 술 판매를 금지하고 모든 술집을 폐쇄했다. 확진자가 특히 많이 나오는 해변과 공중 수영장 역시 문을 닫았다.
모든 국민은 필수적인 외출을 제외하고는 밤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통행이 금지된다. 마스크 착용은 의무이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벌금은 물론 최대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새로운 조치를 따르길 바란다"며 간곡히 당부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며 남아공의 코로나 검사 양성률은 2주 전 5%에서 현재 30% 이상으로 치솟았다. 케이프타운과 같은 일부 '핫스팟'에서는 양성률이 50%에 육박했다.
남아공 의료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포스트는 "12월에만 남아공에서 공중보건 종사자 4630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서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의 등장에 일선의 의료진부터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남아공의 병원들은 현재 대부분 포화상태다. 산소 탱크와 인공호흡기 등 장비는 물론 중환자실 병상도 부족하다. 월드 오 미터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기준 남아공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01만명이며, 사망자는 약 2만7000명이다.
백신과 관련 라마포사 대통령은 구매 규모는 밝히지 않은 채 "제조업체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코백스에 가입되어 있으며 내년 초 남아공 인구의 10%를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조짐에 국제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남아공에서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30대 여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이 여성은 남아공에서 지내다가 지난 19일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일본에 도착했다. 이 여성은 공항 검역소 검사에서 코로나 감염 사실이 확인돼 바로 격리로 들어가 밀접 접촉자는 없다고 NHK가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