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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정숙!" 중국 고속철에 '침묵 객실' 등장했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4일, G2 푸싱호(复兴号) 열차가 중국 상하이 훙차오(虹桥)역을 출발해 베이징 남(南)역으로 향했다.

수용 인원은 총 90명. 많은 인원이지만 객실 내는 차분하다. 어린이 탑승객은 없었다. 승객 대부분이 주도적으로 이어폰을 착용했고, 일부 승객은 편안히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어딘가 달라 보이는 고요한 모습의 이 공간은 "침묵 객실"이다.

12월 24일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G2 열차의 '침묵객실'.ⓒ신화사

12월 24일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G2 열차의 '침묵객실'.ⓒ신화사

베이징-상하이, 상하이-난징, 청두-충칭 고속철도 등은 12월 24일부터 일부 열차의 3번 객차(2등석)를 침묵 객실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일반 객실과 동일하다. 베이징-상하이 고속 열차 기준 침묵 객실 가격은 598위안으로, 우리나라 돈 약 10만 원 정도다.

침묵객실 요금.ⓒ어플 캡쳐

침묵객실 요금.ⓒ어플 캡쳐

침묵 객실 내 규칙

침묵 객실 내 규칙

열차 탑승 전 해당 객차의 승무원은 승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객실의 양 끝 문엔 "침묵 객실" 표시가 부착되어 있고, 각 좌석의 포켓에는 서비스 알림 카드를 배치해 다시 한번 주의사항을 일깨워준다.

12월 24일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G2 열차의 '침묵객실'.ⓒ신화사

12월 24일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G2 열차의 '침묵객실'.ⓒ신화사

침묵 객실의 비디오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음소거되어 있으며, 열차 내 방송 볼륨도 최고 볼륨의 40% 이내로 설정된다. 해당 객실에서 푸드 카트를 제공하는 직원은 제품 소개를 하지 않으며, 승객이 구매 의사를 밝히면 직원은 낮은 목소리로 응답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객실의 양 끝에는 교육을 받은 전문 승무원이 탑승해 관리·감독을 하고 있으며 승객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즉시 처리할 수 있다.

만약 탑승객이 규칙을 어기면 어떻게 될까?

12월 24일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G2 열차의 '침묵객실'.ⓒ신화사

12월 24일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G2 열차의 '침묵객실'.ⓒ신화사

소란을 피우거나 정숙 규정을 어긴 승객에겐 승무원이 규칙을 다시 한번 설명해 준 뒤 다른 객실로의 좌석 이동을 권한다.

시끄럽게 떠드는 어린이는 열차 승무원이 달래거나 부모에게 주의를 하며, 효과가 없을 경우 부모를 설득하여 다른 칸으로 옮기라고 권유할 수도 있다. 잠을 자며 코를 고는 승객은 잠을 깨운 뒤 따뜻한 차 한 잔을 제공하며, 코 고는 소리가 다른 승객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필요할 경우 다른 칸으로 옮겨 타는 것 역시 가능하다.

해당 열차의 차장인 차이징페이(蔡婧菲)씨는 "여행객들이 침묵 객실을 선택한 만큼 자각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침묵 객실은 완전한 무소음의 공간이 아니다.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면서 개별적으로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다른 승객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 한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G2 열차 앞 승무원들의 모습.ⓒ신화사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G2 열차 앞 승무원들의 모습.ⓒ신화사

침묵 객실을 시범 운행하는 열차는 주로 비즈니스를 위한 탑승객이 이용하는 구간이다. 한 승객은 "출장 시 자주 이용하는 구간인데 긴 시간 동안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편안히 쉴 수 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열차 운행 이후 해당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호의적인 여론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린이 탑승객"을 두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어린이는 시끄럽고 통제하기 어려우니 탑승해서는 안된다."는 의견과 "어린이를 좀 더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이에 대해 상하이 철도국은 해당 좌석 티켓 구매 시 〈유아 및 유아를 동반한 승객은 침묵 객실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승차 허가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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