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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 20% 집단 감염 서울 동부구치소, 지역사회 전파 우려는

중앙일보

입력

서울 동부구치소. 뉴스1

서울 동부구치소. 뉴스1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무더기로 확인되면서 구치소 내에서 급속도로 바이러스가 퍼진 원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5일 기준 동부구치소와 관련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514명이다. 전날 하루동안 297명이 쏟아졌다. 구치소 수용자와 종사자에 대해 두차례 전수 검사를 실시해 나온 결과다. 전체 수용자의 20%가량이 감염됐다.

구치소 집단감염의 지표환자(첫 환자)는 이곳 직원 A씨의 가족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7일 송파구의 한 수험생이 코로나19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후 동부구치소에 근무하는 수험생 가족 A씨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A씨에게서 구치소 동료 직원들과 수용자들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으로 보고있다.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져나간 원인은 아파트형의 건물 구조, 실내생활, 높은 밀집도 등 감염에 취약한 밀집ㆍ밀접ㆍ밀폐 ‘3밀(密) 요인들이 겹친 탓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5일 브리핑에서 “동부구치소는 다른 구치소들과는 건물구조가 다르다”면서 “다른 구치소는 낮은 건물 형태, 단층 건물로 만들어진 곳이 많은데 동부구치소는 아파트형 건물로 돼있다. 12층짜리 건물 5개 동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윤 반장은  “다른 구치소는 대부분 운동장이 있어서 야외활동이 이뤄지는데 이곳은 대부분 모든 생활이 실내에서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 수용 밀도도 높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수용정원이 2070명이지만 실제 수용인원은 2412명이 수용돼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수용자 5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이고 대부분 다인실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감염자가 얼마나 쏟아질 지 예상하기 어렵다.

윤 반장은 구치소 발(發)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에 대해 “동부구치소는 이미 방역망 내에서 관리가 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역사회로 추가로 전파되는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단감염의 지표환자 확인 이후 한달여가 흐른 만큼 지역사회 감염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 등으로 이동하는 수용자나 출퇴근하고 일상생활을 이어온 직원들에게서 추가 감염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수용자18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9일 저녁 동부구치소에서 방역복을 입는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동부구치소는 전날 전체 수용자?26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전수검사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184명이 확진됐다. 2020.12.4/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수용자18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9일 저녁 동부구치소에서 방역복을 입는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동부구치소는 전날 전체 수용자?26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전수검사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184명이 확진됐다. 2020.12.4/뉴스1

법무부와 방역당국은 1차 전수검사에서 확진된 수용자들을 건물 1개 동에 모아두고 관리해왔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외부의 생활치료센터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 반장은 “1차 때는 1개 동에 생활치료센터 형태로 관리를 했는데 2차 전수검사에서도 많은 확진자가 나와서 현재는 법무부와 중수본이 이 확진자들을 외부로 옮기는 방안에 대해 지금 논의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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