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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방수권법 거부권 행사…美 의회 재의결 추진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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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의회를 통과한 2021년도 국방수권법(NDAA)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CNN 방송 등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수권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유감스럽게도 이 법은 중요한 국가 안보 조치를 포함하지 못하며 우리의 참전용사와 군대의 역사를 존중하지 않은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조치에서 미국 우선주의라는 우리 행정부의 노력에도 반한다"고 밝혔다.

NDAA는 미 국가안보에 필요한 7400억 달러(807조원) 규모의 국방 예산안을 핵심으로 한다. 이 법안에는 주한미군을 비롯해 행정부의 해외주둔 미군 감축 추진에 의회가 제동을 거는 조항과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미군기지 명칭을 개정하는 조항이 포함돼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에 소셜미디어 기업의 사용자 콘텐트에 대한 면책 조항 폐지가 빠진 것도 문제 삼았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우려되는 조항들에는 아프가니스탄, 한국과 독일에서 병력 철수 및 배치에 관해 많은 조항이 들어간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2021년도 NDAA가 전년에 이어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아래로 감축하지 못하게 한 조항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앞서 하원은 지난 8일 335대 78, 상원은 지난 11일 84대 13으로, 각각 3분의 2를 훨씬 넘는 찬성으로 NDAA를 가결하고 백악관으로 송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트위터로 “새로운 국방법안의 최대 승자는 중국”이라며 “나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미 상하원은 거부권 행사 무효투표를 위해 연말 워싱턴 DC로 복귀를 의결한 상태다. 하원은 오는 28일, 상원은 오는 29일 의회로 복귀한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미 언론은 NDAA가 3분의 2가 넘는 찬성으로 양원을 모두 통과한 데다가 공화당도 거부권 행사 무효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재의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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