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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세계 3위' 마그나와 합작 결정…주가는 30% 급등

중앙일보

입력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LG전자가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인터내셔널(마그나)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내년까지 '흑자전환' 목표를 세운 LG전자의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세계 선두권 업체와 전장 사업을 확대한다는 소식에 LG전자 주가는 이날 12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자동차 전장 사업, 구광모의 주력 분야

LG전자는 마그나와 조인트벤처(JV)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내년 7월 설립하기로 했다고 23일 공식 발표했다. 두 회사의 합작회사는 인천과 중국 난징에서 모터·인버터(전기차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전기주행시스템 등 전기차(EV)용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계열 부품을 생산한다.

마그나와의 JV 설립을 위해 LG전자는 자동차전장사업(VS) 본부 일부를 물적분할한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을 승인하면 신설법인의 지분 49%(약 5020억원)는 마그나가 인수한다. LG전자는 총 9억2500만 달러(약 1조200억원) 규모의 합작회사에 지분 51%(약 5180억원)를 투자하는 구조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합작법인은 LG전자의 뛰어난 제조기술력과 마그나의 풍부한 경험, 고객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물론 자동차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자동차부품 사업 성장 과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LG전자 자동차부품 사업 성장 과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자동차 전장사업은 구광모 ㈜LG 대표가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주력 사업으로 키우는 분야다. 지난 2월 서울 우면동 R&D 캠퍼스에 방문했을 때에도 구 대표는 디지털 콕핏(계기판) 같은 자동차 부품을 살펴봤다. 2년 전에는 오스트리아에 있는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투자도 지속해서 이어나갔다.

올 들어선 GM 계열 캐딜락의 '에스컬레이드'에 3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갖춘 디지털 콕핏을 납품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로부터 '혁신 부문 차량용 디스플레이 우수 공급사'로도 선정됐다.

합작 대상 마그나, 애플카 제작 파트너로도 꼽혀 

이번에 LG와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결정한 마그나는 세계 3위(매출 기준)의 자동차 부품회사다. 자율주행과 섀시(자동차의 뼈대) 부문에 강점이 있다. LG가 인수한 ZKW가 있는 오스트리아에선 BMW·재규어·스코다(폴크스바겐 계열)를 비롯한 완성차 위탁생산도 한다. 부품업계에선 애플카 제조에 참여할 유력한 회사로 마그나를 꼽고 있다. 애플은 간판상품인 아이폰도 대만 폭스콘, 중국 페가트론 등 위탁생산 업체에 조립을 맡기고 있다.

LG전자와 마그나는 23일 전기차 부품 사업을 할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LG전자]

LG전자와 마그나는 23일 전기차 부품 사업을 할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LG전자]

세계적 부품 업체와의 합작회사 설립 소식이 알려지자 LG 계열 주가는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LG전자는 2008년 10월 이후 12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11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15년 코스피 가격제한폭이 30%까지 늘어난 이후에는 처음 있는 일이다.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4조5000억원가량 늘어났다. ㈜LG는 이날 전일 대비 10.4% 오른 8만6400원, LG디스플레이 역시 6.4% 상승한 1만8250원에 장을 마쳤다.

LG전자 주가, '10만전자' 넘어 12만원 육박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마그나는 완성차 위탁생산에 일가견이 있다. 애플이 향후 전기차 생산을 마그나에 맡길 수도 있다"며 "LG와 애플, 마그나 간 관계를 고려할 때 신설 합작회사가 자동차 부품을 애플카에 납품하는 구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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