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자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가 숙환으로 19일 오전 별세했다. 84세.
태평무(太平舞)는 나라의 평안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내용을 담은 춤이다. 경기지역 무속에서 비롯된 춤과 음악을 바탕으로 고 한성준 등 예인(藝人)들이 예술적으로 재구성해 전승되고 있다. 화려한 궁중 복식과 함께 현란한 발 디딤과 절제된 기교가 멋으로 꼽힌다. 1988년 국가무형문화재에 지정됐다.
고인은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나 53년부터 고(故) 강선영 선생으로부터 태평무를 배웠다. 스승이 88년 태평무 초대 보유자가 된 뒤 고인은 90년 태평무 전수교육조교 1호가 됐다. 2013년 강 보유자가 명예보유자가 된 뒤 공석을 놓고 수년간 잡음이 인 끝에 2019년 고인을 포함해 4명이 동시에 보유자로 인정됐다.
문화재청은 고인이 “한국무용협회 이사, 우리전통춤협회 고문을 역임하는 등 전통춤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이현자 전통춤연구회를 개원해 후진 양성에 힘쓰는 등 한평생 태평무의 보전과 전승 활동에 헌신했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아들 전재영·최원준 씨, 딸 최미경·보경 씨가 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