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IS 잔혹묘사'로 피바디상 받은 NYT 팟캐스트, 날조된 증언 시인

중앙일보

입력

뉴욕타임스. AFP=연합뉴스

뉴욕타임스. AFP=연합뉴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이슬람국가(IS)의 잔혹한 행각을 조명했던 과거 자사 팟캐스트가 “날조된 증언을 토대로 진행됐다”며 사과문을 냈다.

18일(현지시간) NYT는 ‘편집자 주’ 공지글을 통해 팟캐스트 ‘칼리프 국가’의 핵심 대목을 차지하는 남성의 진술이 자사의 정확성 기준에 못 미쳤다고 시인했다.

NYT가 지난 2018년 진행했던 이 팟캐스트는 IS가 자행한 잔혹한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해 주목을 받으며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을 수상했다.

팟캐스트 내용은 자신이 전직 IS 요원이라고 주장한 파키스탄 출신 캐나다 남성 셰흐로즈 초드리(26)의 진술을 토대로 했다.

특히 사람을 총살하거나 심장을 찔러 목숨을 끊었다는 등 살해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해 청취자들을 끌어들였다.

팟캐스트 방영 후 그가 거주하는 캐나다 사법당국은 약 4년간 초드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결과, 그의 진술이 완전히 날조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경찰은 지난 9월 초드리를 체포해 테러 관련 거짓말을 한 혐의를 적용했다.

현지 사법당국은 초드리의 여행 및 금융기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경찰 진술서 등을 분석한 결과 그가 잔혹범죄를 저지르기는커녕 IS에 가입한 적도 없다고 결론지었다.

실상 토론토 교외지역에서 조용한 삶을 보내는 초드리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거짓 경험담을 만들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NYT가 18일(현지시간) 게시한 편집자 주 공지글. 뉴욕타임스=연합뉴스

NYT가 18일(현지시간) 게시한 편집자 주 공지글. 뉴욕타임스=연합뉴스

NYT는 캐나다 당국이 초드리를 체포한 후 2개월 넘게 자체 조사를 벌였으나 초드리가 자신이 벌였다는 잔혹 행위를 실제로 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신문은 “한 사람의 진술을 그토록 강조하기 전에 그의 주장을 더 엄격히 검증해야 했다”며 “이 팟캐스트는 내용을 상당히 수정해 초드리와 관련된 대목을 배제해야 했다”고 사과했다.

NYT는 팟캐스트로 받은 피바디상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할리우드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