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이든, 美 245년 전통 깼다…첫 원주민계 내무장관 지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원주민계인 뎁 할랜드(60) 뉴멕시코주 연방 하원의원을 내무장관 후보로 지명할 것이라고 AP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할랜드는 미국 역사상 첫 원주민 출신 내무장관이 된다.

미국 역사상 첫 원주민 출신 내무장관으로 지명된 뎁 할랜드. AP=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첫 원주민 출신 내무장관으로 지명된 뎁 할랜드. AP=연합뉴스

환경보호청(EPA) 청장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환경품질부 장관인 마이클 리건(44)이 내정됐다고 AP 등은 전했다. 큰 변수가 없으면 최초의 흑인 EPA청장이 탄생한다.

AP에 따르면 이번 내무장관 지명은 비원주민계가 내무장관을 맡아온 245년의 전통을 깬 것이다. 내무장관은 연방이 인정한 600여개의 부족뿐만 아니라 광대한 공공 대지, 수로, 국립공원과 광물 등에 대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백인들이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으면서 원주민들을 백인 문화에 동화하도록 함과 동시에 그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도록 조치하는 정책도 내부장관 소관이었다.

군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할랜드는 과거 푸드 스탬프(저소득 영양지원)에 의존해야 했던 ‘싱글 맘’으로 자신을 알려왔다. 또 자신과 딸의 대학 학자금 융자금을 지금도 갚고 있다고 전했다. 할랜드는 미국의 상당수 원주민 부족 지도자와 활동가들로부터 강한 추천을 받았다고 AP 등은 전했다.

EPA 청장에 내정된 리건은 2017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최고 환경 책임자를 맡았다. 듀크에너지와수십억 달러 규모의 석탄재 정화 합의를 하고 환경정의자문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역할을 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당시 당내 경선 라이벌이었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교통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그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미 역사상 첫 성소수자 장관이 된다.

미 언론은 다양성과 화합을 약속한 바이든 당선인이 그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