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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챔피언 2명이나 뺀 LPGA 시즌 최종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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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US여자오픈 우승자 김아림과 AIG 여자오픈 우승자 소피아 포포프(아래 사진). 둘은 투어 챔피언십엔 출전하지 못했다. [AP=연합뉴스]

US여자오픈 우승자 김아림과 AIG 여자오픈 우승자 소피아 포포프(아래 사진). 둘은 투어 챔피언십엔 출전하지 못했다. [AP=연합뉴스]

“이번 주 우리 동네에서 열리는 대회인데 출전하면 좋았을 텐데….”

김아림·포포프 빠진 투어 챔피언십 #비회원 때 우승, 출전 포인트 부족 #걸비스 등 2명은 초청선수로 출전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 AIG여자오픈 우승자 소피아 포포프(독일)가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쓴 글이다. 그가 언급한 대회는 17일 밤(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에서 개막한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이다. 15일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 우승자 김아림(25)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고 곧바로 귀국했다. 올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자 4명 중 2명이나 시즌 최종전에서 만날 수 없다.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아무나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한 시즌 LPGA 투어 성적 상위 60명만 출전할 수 있다. 지난해 LPGA 투어 사무국은 대회 권위를 높이기 위해 우승 상금으로 여자 골프 사상 최고액인 150만 달러(당시 약 17억원)를 내걸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회 수가 줄어든 올해는 출전자를 72명(초청 선수 2명 포함)으로 늘렸다. 총상금은 300만 달러(약 32억7000만원), 우승 상금은 110만 달러(약 12억원)다.

대회에 나가려면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매기는 레이스 투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70위 안에 들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고진영, 김세영, 박인비 등 10명이 출전한다. 포포프와 김아림은 랭킹 포인트를 얻지 못해 순위표에 없다. 둘 다 메이저 대회 우승 당시 LPGA 투어 비회원이어서다.

US여자오픈 우승자 김아림(위쪽 사진)과 AIG 여자오픈 우승자 소피아 포포프. 둘은 투어 챔피언십엔 출전하지 못했다. [AP=연합뉴스]

US여자오픈 우승자 김아림(위쪽 사진)과 AIG 여자오픈 우승자 소피아 포포프. 둘은 투어 챔피언십엔 출전하지 못했다. [AP=연합뉴스]

AIG여자오픈 우승으로 9월에 LPGA 회원이 된 포포프는 비회원 신분으로 우승한 메이저 대회 포인트 625점을 받지 못했다. 그 바람에 82위(232점)가 돼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했다. 만약 AIG여자오픈 우승 포인트를 인정받았다면 10위권으로 넉넉하게 최종전에 나설 수 있었다. 미국 대회 출전 자체가 처음이었던 김아림의 상황도 포포프와 비슷하다.

대회를 주최하는 미국 CME그룹 측은 메이저 대회 우승자 대신 11일 나탈리 걸비스(미국), 사라 켐프(호주)를 스폰서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테리더피 CME그룹 대표는 “걸비스와 2005년부터 알고 지냈는데, 우리 회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켐프는 CME그룹 홍보대사다. 둘은 올 시즌 성적이 좋지 못했다. 걸비스는 올 시즌 6개 대회 중 한 차례 기권을 포함해 한 번도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전성기보다 기량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켐프도 13개 대회 중 절반도 안 되는 5개 대회에서만 컷 통과했다.

미국 골프 매체들이 시즌 최종전 출전 자격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올 시즌 메이저 챔피언이 두 명이나 빠져 최종전 권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골프채널은 “김아림과 포포프가 나서지 않고, 왜 걸비스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골프위크는 “출전권이 어떤 감정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 이번 일은 공정성에 기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초청받은 걸비스는 골프채널 인터뷰에서 “출전 기회를 얻어 매우 설렌다. 이 대회를 출전할 줄 몰랐다. 지금은 그저 고개 숙이고 내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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