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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층 아파트 떠받치고 있다, 머리 없는 中 석각불상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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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의 한 주택 단지에서 아파트를 떠받치고 있는 머리 없는 대형 석각이 발견돼 커다란 화제가 되고 있다. 불상이냐 아니냐는 논쟁도 뜨겁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중국 충칭의 한 주택 단지에서 아파트를 떠받치고 있는 머리 없는 대형 석각이 발견돼 커다란 화제가 되고 있다. 불상이냐 아니냐는 논쟁도 뜨겁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중국 충칭(重慶)의 한 아파트를 받치고 있는 거대 암석이 불상으로 보이는 대형 석각으로 드러나 중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화제의 석각이 위치한 곳은 충칭 난안(南岸)구의 난핑(南坪) 거리다.

수십년 동안 수풀과 쓰레기로 가려진 #거대 암석에 새겨진 9m 높이 대형 석각 #중국 충칭 난안구 아파트 단지서 발견돼 #머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모습으로 #두상 부분엔 9층 아파트가 지어진 상태 #불상이냐 놓고 치열한 논쟁 진행중

중국 신경보(新京報)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중화권 언론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수십 년 동안 아파트 건물과 수풀, 쓰레기 등으로 가려져 있던 대형 석각은 최근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환경 정비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중국 충칭의 난안구에서 발견된 대형 석각은 높이 9m 정도로 머리 부분으로 9층 아파트 건물을 이고 있다. [중국 텅쉰망 캡처]

중국 충칭의 난안구에서 발견된 대형 석각은 높이 9m 정도로 머리 부분으로 9층 아파트 건물을 이고 있다. [중국 텅쉰망 캡처]

이 석각은 약 9m 크기로, 머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는데 머리 부분엔 9층 아파트가 지어져 있다. 단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으로 두 손을 배에 모으고 있으며 옷의 아랫단이 비교적 넓은 편이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선 현재 이 석각의 정체와 관련해 논쟁이 뜨겁다. 일각에선 미륵불상으로 남송(南宋) 시대의 유물이라고 말한다. 또 1910년대부터 40년대까지 이곳에 절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석각 불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20세기 초반 거대 암석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각 위로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아래는 수풀과 쓰레기 등으로 덮여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석각의 존재를 몰랐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20세기 초반 거대 암석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석각 위로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아래는 수풀과 쓰레기 등으로 덮여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석각의 존재를 몰랐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절은 1987년 철거됐고 그 자리에 두 동의 9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오래 살았다는 한 주민은 옛날엔 많은 사람이 이곳에 찾아와 향을 사르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경보는 난안구 문물관리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석각은 청(淸)이 무너지고 난 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서기 전까지의 민국 시기에 만들어졌고 석각의 특징으로 볼 때 불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중국 충칭의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된 대형 석각은 머리가 훼손됐으나 두 손과 배, 옷깃 등의 모습은 생생하게 남아있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중국 충칭의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된 대형 석각은 머리가 훼손됐으나 두 손과 배, 옷깃 등의 모습은 생생하게 남아있다. [중국 남방도시보망 캡처]

최근 난안구 문물관리소가 문물 전문가를 초청해 고증한 바에 따르면, 석각은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중국에서 실시된 제3차 전국 문물조사 과정에서 민국 시기에 만들어진 석각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불상은 아닌 민간 신앙과 관련한 석각으로 머리는 1950년대에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석각의 문물 가치에 대해선 전문가팀을 구성해 보다 정밀한 조사를 해야 비로소 밝혀질 전망이라고 신경보는 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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