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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치료센터 가용 병상 12.7% 뿐…서울시 “서울대 기숙사 사용 요청”

중앙일보

입력

서울대학교 정문. [연합뉴스]

서울대학교 정문.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병상 부족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서울 내 8개 대학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이용하는 방안을 놓고 각 대학과 협의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서울대를 비롯해 권역별로 의과대학 병원을 갖춘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에 협조공문을 보냈다. 다만 격리치료를 위한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해 일부 대학에서는 기숙사 대신 다른 건물을 사용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16일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교회 수양관, 방학을 앞둔 대학의 기숙사를 활용해 생활치료센터를 확대할 것”이라며 “서울시립대 기숙사에도 520개 병상을 확보했고, 다른 8개 대학과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이화여대, 경희대, 건국대 등이 대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대학이 의과대학 병원을 갖춰 의료 인력이 환자 회복을 쉽게 도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며 “대학 측에서도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깊이 고민 중인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대는 코로나19 관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학내 호암교수회관 약 100실(160명 수용 가능)을 다음 주부터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서울시가 당초 “학생 생활관(기숙사)을 이용하게 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했으나 서울대 측은 “오래된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하기엔 공동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고 인근에 교직원 아파트, 어린이집이 위치하는 등 시설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대안을 고심 중”이라고 답했다.

중증환자 병상 단 1개 남아…전담병원 병상가동률 85.7%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6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서울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16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서울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대학에까지 손을 내민 건 서울 내 병상 부족이 심화한 탓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5일 기준 중등증 환자를 위한 서울 내 감염병 전담병원의 병상가동률은 85.7%까지 오른 상태다. 중증 환자를 위한 중증환자 전담치료 병상은 78개 중 77개가 들어차 단 1개밖에 남지 않았다. 9개 생활치료센터 1929병상 중 즉시 이용이 가능한 병상은 245개(12.7%)까지 떨어졌다. 즉시 이용 가능한 병상의 비율은 9일 22.1%→12일 16.1%→15일 12.7%로 빠르게 감소하는 중이다.

서울시가 대학 측에 협조 요청을 한 건 감염병예방법 49조 12의 2에 근거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등은 감염병 유행 기간 중 의료기관 병상, 연수원·숙박시설 등 시설을 동원할 수 있다. 다만 중앙방역대책본부 기준에 따르면 생활치료센터는 의료기관으로 환자 이송이 용이한 독립된 건물이어야 하는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1인 1실이 원칙이며 방마다 샤워시설과 화장실을 구비해야 한다. 폐기물 처리를 위한 공간도 갖춰야 하고, 학교 경계와 200m 이상 떨어져야 한다.

“소망교회 병상 280개 운영”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정협 권한대행은 “자치구 생활치료센터도 22개 구 1901병상까지 확보하겠다”며 “현재 소망교회 수양관에도 280개 병상을 설치, 17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21일 적십자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연말까지 5곳을 추가 지정해 278개 병상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중증환자 전담치료 병상의 경우 이대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경희대병원 등 6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연말까지 18개 병상을 순차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13일 경기대 기숙사 500실(1000병상)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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