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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출입 통제 '準전시' 상태

중앙일보

입력

사스가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중국 정부가 베이징(北京) 출입 통제에 나서는 등 준(準)전시상태에 빠졌다.

베이징시는 24일 감염자뿐 아니라 사스 의심자, 환자와 접촉한 사람.동물도 모두 격리시키기로 했다. 또 바이러스가 발견된 모든 공공건물.호텔.백화점 등도 격리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히 1천20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는 베이징대학 부속 인민병원은 환자를 모두 사스 지정병원으로 옮긴 후 병원을 잠정 폐쇄했다.

또 베이징시 당국은 사스의 추가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시 외곽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차단, 외지인의 시내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동쪽 외곽 퉁(通)현과 허베이(河北)성 사이의 한 검문소에서는 의료진과 공안 관계자들이 나와 시외버스와 생필품 운반트럭을 제외한 다른 차량의 출입을 막고 있다. 또 상점을 전전하며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시민들은 집밖 출입을 삼가고 있으며 시내 교통량도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자 베이징의 외국 투자기업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계인 도요타는 이미 직원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기업들도 상하이(上海)지역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식 발표를 지켜본 뒤 철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있으며 주홍콩 한국총영사관도 현지 위생당국과 핫라인을 가동하며 6천여명의 중국 주재 한국 교민에게 알코올 티슈와 소독포 등을 배포하고 있다.

한편 홍콩에선 사스 사망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3일까지 사스로 숨진 사람은 전체 감염자(1천4백58명)의 7.2%인 1백5명으로, 사망률이 당초 예상인 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4일 "의료 전문가들은 앞으로 사망률이 10%선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료 관계자들은 "격리 치료자 가운데 1백10여명은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사망자의 57%는 65세가 넘는 노년층이나 최근엔 30~40대가 숨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홍콩 위생당국은 "치료를 받고 퇴원한 사스 환자가 재입원하는 사례가 있다"며 "환자가 퇴원하더라도 일정 기간 관찰토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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